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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기영옥 전 단장 복귀 희망 여론 '모락'
입력 : 2020년 01월 21일(화) 19:14


축구인들 "그만한 인재 찾기 어렵다"
구단도 적합한 단장 찾는데 골머리
서포터즈 "계속 광주축구 도왔으면"
광주FC 선수들을 격려하는 기영옥 전 단장. 광주FC 제공
“기영옥 단장이 돌아왔으면….”

프로축구 광주FC의 정신적 지주였던 기영옥 전 단장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응원단인 광주FC 서포터즈를 비롯해 축구 관계자 등이 광주FC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기영옥 전 단장이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영옥 전 단장은 지난해 12월 초 공식적으로 사임의사를 밝히고 광주FC를 떠났다. 2015년 4월 광주FC의 단장이 된 이후 4년 이상 무보수로 구단에 봉사하고 야인이 된 것이다. 당초 3년을 약속했지만 광주FC의 사정을 고려해 5년째 책임을 다했다. 그는 지난해는 광주FC의 K리그2 우승에 일조하며 1부리그 승격을 도왔다. 그러다 최근 건강이 나빠졌고, 휴식을 위해 이별을 선택했다. 이로써 광주FC는 올해부터 새로운 단장을 찾아야 할 입장이 됐다.

광주FC는 1부리그에 올라간 상황이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기영옥 전 단장의 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광주구단의 업무는 다른 구단에 비해 많다. 예산이 최하위 수준이고, 프런트 수 역시 가장 적어 일당백으로 뛰어야 한다.

광주구단이 광주시에 지원받을 예산은 80억원이다. 시즌 운영비와 선수 연봉까지 책정하면 프런트를 늘리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광주의 스텝 구성(2018시즌 기준)은 5명으로 타 시·도민 구단에 비해 가장 낮다. 대전이 13명, 경남, 대구, 강원이 11명, 안양이 10명, 부천이 9명, 인천, 성남, 수원이 8명 순이다.

이런 처지에서 광주의 단장은 자신의 안위와 명예만을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구단 운영과 스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많은 업무를 짊어져야 한다. 기영옥 전 단장도 그랬다.

기영옥 전 단장은 좋은 선수를 영입을 위해 때로는 직접 스카우트를 자처했고, 강등의 침체를 겪을 당시 선수들 격려하며 지도로서의 역할도 감당했다. 1983년 금호고 축구부 감독부터 광양제철고 감독, 광주시축구협회 회장, 대한축구협회 이사, 전남축구협회 부회장 등 축구 지도자로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실제로 그가 데려온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냈다. ‘득점왕’ 펠리페를 비롯해 윌리안, 아슐마토프 등 광주 승격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모두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진섭 감독 역시 1월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영옥 단장의 역할이 컸다고 회고 했다.

박진섭 감독은 “기영옥 단장님의 역할이 컸다. 선수들에 대해 고민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FC구단뿐만 아니라 광주 내에서 기영옥 전 단장만큼 의지되는 인물이 없다. 기영옥 전 단장은 축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무보수로 단장 업무를 맡은 데다 선수를 보는 뛰어난 안목, 축구인에 대한 이해, 지도자로서의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축구 모르는 정치인이 단장으로 세워지면 광주구단은 암울해질 가능성이 높다. 예산 문제로 허덕이는데 단장 급여까지 추가로 지출하게 된다면 설상가상의 꼴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1부리그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단장의 여파는 유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제대로 된 단장이 선임되지 않으면 팀 성적은 내려가고, 또 부진이 계속된다면 입단을 꿈꾸는 유소년들 마음은 꺾이게 될 것이 뻔해서다.

광주를 꾸준히 응원해 온 한 서포터즈도 의견이 비슷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광주FC 선수들이 K리그2 2019 우승 트로피를 받은 뒤 기영옥 전 단장을 헹가래하고 있다. 뉴시스


서포터즈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축구 지식이 없던 분으로 단장이 세워지면 그때마다 문제가 터졌는데, 기영옥 단장이 왔을 때는 팀이 잡음도 없고 정상화 된 것을 느꼈다”며 “광주 축구발전을 위한 일이다. 주변의 적극적인 설득과 노력으로 삼고초려 해 다시 광주FC로 돌아와 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영옥 전 단장이 떠난지 어느덧 1달이 넘었다. 팬들의 우려뿐만 아니라 구단 역시 새로운 단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대로 가면 올해는 단장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광주FC 관계자는 “2월쯤 이사회가 열리면 단장 선임에 대한 방침이 나올 것이다. 단장 자리를 놓고 채용 공고를 할지, 추천을 받을지, 공석으로 갈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확한 방침이 세워지면 기준에 따라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