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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청년에게 '정치질'보다 '정도(政道)'를 알려주길

@서충섭 입력 2020.03.19. 17:47 수정 2020.03.20. 11:10

갈등을 놔둔다고 해결되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대개는 서로 소 닭보듯 하는 사이가 되는게 세상이기에 굳이 펜을 들어 본다.

최근 한 갈등을 목격했다. 여성인 광주시 A 간부와 여성 청년활동가 B씨의 일이다.

30대인 B씨는 사연이 있다. 그래서 광주시 청년행사에 9개월 된 아이를 안고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이 휴원이라 맡길 데도 없었다. 전에도 자주 아이를 안고 행사에 참석했고 스스로도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당찬 성정이라 지난해 청년위원회에서 신천지 신도 여럿을 찾아내 "왜 거짓말하느냐"고 질타한 B씨였다.

아무튼 이날도 아이를 데려온 B씨에게 A 간부는 "어쩌다 애기까지 데리고 왔대"라고 말하고 지나갔다. B씨에게는 쏘아붙이는 것으로 들렸다. "어쩔수 없는 상황을 모르시느냐"고 화답했고 젊은이답게 SNS에 토로했다.

평소 좋은 관계는 아닌 듯 했다. 여성이자 워킹맘인 활동가인 B씨는 A간부의 분야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A간부도 기자에게 직접 "민원이 많았다"고 했다. A간부는 기자에게 "코로나 때문에 걱정돼서 한 말이었다"고 했다.

기자가 말 한마디 가지고 트집 잡으려는 건 아니다. 친구나 연인 사이에서도 말 뉘앙스 하나로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말이다.

그러나 이를 취재하면서 갈등 당사자와 이야기하는 대신 상관없는 제3자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A간부의 모습을 보고 광주 여성과 가족, 청년 업무의 총책임자인 그에게 드리는 청년으로서의 바람이 있다.

광주는 청년들에게 불모지다. 단지 일자리 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기성세대의 수하, 부속품으로 기성 권위에 고개를 숙이고 산다. 아니면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는 최근 본보가 진행한 20대 청년, 총선을 말하다 시리즈에서 젊은 세대들이 정치 필요성과 정치적 관심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불신도가 높은 것이 반증한다. 광주 청년들 중 총선 예비후보들이 20대와 관련한 공약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해 34.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8.2%만이 그렇다고 했다. 56.8%는 아예 어떤 공약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0대 청년 예비후보도 우리 지역에서는 아무도 없다.

광주 청년들이 정치에서도 외면됐는데, 행정이라고 다를까. 여전히 높은 기득권의 벽 속에 기성세대의 경험과 판단은 공고한 벽과 같은 것이 현실이다.

광주시 등 지자체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들러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크다.

지난해 청년위원회 출범식 당시 공연이 취소됐다며 청년위원들에 개인기를 권한 광주시가 기억난다. 당시 담당 과장의 말이 여전히 선하다. "청년이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필자도 개인기가 다양한 사람이나 이 또한 때와 장소,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개인의 의사가 먼저다.

광주 청년들 열악하다. 서울 수도권 청년들에 비해 지식과 스펙, 배경이 부족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 역량도 벅차다. 공론화도 담론도 가뭄에 비오듯 한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는 힘은 본질을 꿰고 핵심을 짚은 젊은 시각이라는 것을 최근 몇몇 광주 청년들이 보여주고 있다. 그 새로운 시각이 광주를 변하게 하는 힘이고 당연히 진통이 수반한다. 청년이 가시밭길일 지언정 뚫고 가고자 한다면 자기 자신을 디딤돌 삼아 가도록 길을 알려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일 테다. 오히려 고통이 싫어 기존을 답습하는 청년에게는 부화뇌동하지 말도록 질책하는 것도 어른의 일이다.

설령 본인의 수고로움이 빚어진다 할지라도 감내하고 불편해 하지 마시라. 세대차이, 문화차이, 여건차이로 대화가 안맞을 여지도 충분하나 고위 공직자는 공공의 역할이 크다. 귀하의 희생 여부에 광주 청년들의 향후 몇 년간의 삶이 결정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대국적인 행보를 기대한다. 

서충섭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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