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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두 유 노우 빠던?"

@한경국 입력 2020.05.07. 02:59 수정 2020.05.07. 16:23


"두 유 노우 빠던?"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 야구팬들이 국내프로야구의 문화와 선수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지금쯤 올림픽 예선 경기를 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각국의 야구팬들이 KBO리그를 시청하고 있다.

5월 5일 개막한 한국프로야구는 미국, 일본, 중동 등 나라에 중계된다. 그동안 미국 방송사 ESPN이 KBO에 중계권을 무료로 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어났지만, KBO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밤에 중계권료를 지불하기로 계약되면서 각국 매체를 통해 뻗어 나가는 중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야구 종주국 미국과 한국보다 50년 일찍 프로야구를 출범시킨 일본에서 KBO가 생중계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KBO리그 개막에 열광한 것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야구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MLB의 무기한 연기로 오랫동안 야구에 목말라 있던 미국 팬들이 크게 반응했다. 그동안 국내 야구팬들은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김병현, 추신수, 강정호, 류현진 등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을 보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미국 야구팬들이 KBO리그를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야구팬들의 경우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행동들에 주목하며 경기를 즐기기도 했다. 특히 홈런을 친 타자가 배트를 던지는 세러머니인 이른바 '빠던'이라고 불리는 행동이다. '빠따 던지기'의 준말인 '빠던'은 미국에서는 배트 플립이라 불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트 플립이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행동이라고 해서 금기시되는 비매너 플레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트 플립에 대한 시각이 좀 다르다. 한국 팬들은 일종의 화려한 세러머니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KBO리그에서는 홈런이나 안타가 나오는 장면에서 타자들이 배트 플립을 하는 모습이 종종 연출되기도 한다. 때문에 이제 막 KBO리그를 시청하게 된 해외야구팬들은 '빠던'에 대해 놀라워했다.

한국의 야구 문화를 이해한 미국 팬들은 "KBO의 화려한 배트 플립을 보고 싶다" "KBO타자들은 안타만 때려도 방망이를 던지더라" 등 다양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반면에 홈런이 나왔어도 방망이를 던지지 않으면 오히려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호쾌한 '빠던'이 나오자 즐겁게 환호를 내지르기도 했다. ESPN 중계진 역시 흥분한 목소리를 감추지 않은 채 "마침내 배트 플립이 나왔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미국 야구팬은 "뜬공에도 배트 플립을 하더라. MLB보다 재밌다. 한국 프로야구에 감탄이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같이 한국의 '빠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중계에 나선 ESPN이 메이저리그 중계진을 섭외한 덕분이다. 중계진은 깊이 있는 해설과 다양한 인포그래픽 등을 통해 리그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해 KBO의 배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최근 KIA 타이거즈를 알게 된 뉴욕 양키즈 팬은 "KIA와 양키즈가 닮았다"며 응원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KIA와 양키즈는 최다우승을 달성한 명문 구단인데다 원정전에도 유난히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 구단이라는 점도 판박이다.

KIA뿐만 아니라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해외 팬도 생겼다. 바로 이름과 덕분이다. 미국에서 NC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줄여 부를 때 쓰인다. 이에 메이저리그 팀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민은 이름이 같은 NC를 응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다이노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많은 화석이 발견되는 노스캐롤라이주에 공룡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앞세웠다. NC팬은 "NC는 노스캐롤라이주 다이노스다"고 불렀다,

이처럼 KBO리그는 전 세계 야구팬들과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가까워졌다. 심지어 '빠던'마저 문화의 일종으로 이해해줄 정도가 됐다. 이 기회 통해 KBO리그를 찾는 야구팬들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경국 문화체육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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