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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극우 유튜버들! 땡큐!

@서충섭 입력 2020.05.13. 23:43 수정 2020.05.14. 18:25

전라도 말로 허벌라게(많이라는 뜻) 땡큐! 반란수괴나 추앙하는 극우 네티즌들의 적선에 눈 먼 전라도 유튜버들까지 5·18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비웃고 조롱하는 아이러니한 현실. 허나 세상은 사필귀정이라, 이들의 행동이 오히려 역사왜곡과 혐오주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바로 5·18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하겠다는 집권여당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다.미래통합당도 5·18을 맞아 청년 당원들이 광주를 찾아 자성하며 김진태·이종명·김순례 등 옛 정치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한다.  3년 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했던 과거 갈등관계에 있던 광복회도 5·18 왜곡세력과 싸우고 법안 제정에 힘을 보태겠다고 한다. 

오죽하면 막말의 아이콘이었던 '일간베스트'마저 총선 대패 원인을 "광주 가서 5·18 자극한 유튜버들 탓"이라며 "통합당 새 지도부는 당장 5·18과 세월호 찾아가서 쇼를 하든 뭐라도 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킹무성' 김무성 의원은 기고만장한 극우 유튜버(보수매체들도 극우 유튜버라고 쓰고 있다), 돈 벌어먹으려는 썩은 놈들이라며 수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쓰리'도록 약자를 멸시하고 배려를 상실한 모 총선 후보의 발언 하나로 10석 이상이 날아갔다는 말도 나오면서, 힘이 부족하다고 해서 깡패·건달같은 무법자들을 받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일 테다. 지역에서도 '광주 젊은 것들까지 돈벌려고 못된 유튜브 한다'는 인식이 자주 들린다.

그럼에도 왕좌가 빈 '막말의 아이콘' 자리를 탐낸 극우 유튜버들은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광주에서 그짓을 했다. 예순 넘은 5·18 피해자들과 광주 시민들에게는 반말과 막말을 그렇게 하면서 자기 채널의 극우 구독자들에게는 그렇게 예의바를 수가 없다. 그렇게 내편 아니면 무례해도 된다는 극단적인 사람들의 돈으로 먹고 사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5·18 가짜 유공자가 있다더라'라는 근본 없는 문제제기로 그들이 노리는 건 뭘까.

정 원한다면 '가짜 유공자가 있을까'에서 그칠 게 아니라 스스로 사례를 찾아내고 여론을 형성, 헌법소원을 제기하거나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면 될 것이지만 그런 노력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사실 반말과 욕설 빼면 그들이 하는 말은 귀담아 들을 만한 게 없다. 그냥 관심 끌려는 것 같다.

5월 17일 김대중 내란음모조작사건 피해자들인 이해찬·설훈이 5·18유공자가 돼선 안되려면 그 이유가 필요하다. 5·18 유공자 관련 특혜 논란은 지면 부족으로 생략하자. '유공자 팩트체크'라고만 검색해도 반박글이 부지기수다. 최근 독립유공자 중 일제 밀정을 찾아내는 등 허위 국가유공자 분별은 국가보훈처가 이미 하고 있는데 자기들이 뭘 안다고 법으로 허용되지 않는 유공자 명단 공개를 하라는 걸까.

극우 유튜버들은 자신들도 보수의 김어준이 되어 출세해보려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혹시 보수 분열을 위해 그들 편에서 달콤한 말로 꾀어 지지세를 나눠먹고 후원금을 착복하는 '숨은 민주투사'들 아닐까.

그같은 깊은 속내가 있었다면 미안하다. 아무튼 역사왜곡처벌법이 제정된다면 그 공은 오롯이 극우 유튜버들 덕분이다. 자칫 지지부진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나서서 그 필요성을 역설해주니 장하다.

이번 기회에 호남도 각성해야 한다. 사실 민주정부가 이어지면서 광주에서도 "언제까지 5·18이냐, 이제 지겹다"는 안일함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민주진영 본진인 호남만 그간 이념투쟁에서 안전했을 뿐, 광화문에서는 매일 태극기와 촛불 부대가 충돌했다. 특히 광주에 오는 극우 유튜버들은 박근혜 복권을 노리는 극단 중에서도 극단이다. '감히 누가 여기서'라며 느긋하던 광주는 마치 임진왜란때 왜군 조총에 놀라듯 아쉬운 모습도 보인다.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광주의 몰락을 바라고 물어 뜯으려는 세력이 버젓하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투쟁 방식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

서충섭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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