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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명, 민주주의의 진화

@강동준 입력 2019.10.13. 16:23

‘조국대전’이 두 달여 넘게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선동, 검찰의 칼춤, 수구언론의 광기가 단단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연이은 ‘광화문집회’는 그 정치적 외현이었다. 반면 이에 맞서 국민도 잇따라 행동에 나섰다. 정부가 개입할 수 없으니 ‘관제데모’라 할 수 없고, 집권여당이 나설 수 없으니 ‘정치적 동원’과 무관하다. 하여 ‘서초집회’는 자발적 국민운동이고 또 다른 촛불항쟁이다.

‘보수카르텔’이 움직이면 입맛대로 주류 여론이 형성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격세지감이다. 국민이 ‘보수카르텔’을 파헤치고, 규명하고, 응징한다. 예전의 수동적 국민이 아닌 독립적 자아로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카르텔에 대응하는 것이다. 최재붕 교수를 빌면 ‘포노 사피엔스’라는 문명의 전환이 그 바탕이다. 불과 10년 사이에 촉발된 엄청난 변화, 바야흐로 ‘혁명의 시대’이다.

스마트폰을 마치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인류라는 의미의 포노 사피엔스는 TV와 신문을 뒷전으로 밀어냈다. 대신 스마트폰을 미디어창구로 하여 포털과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한다. ‘검색하는 인간’ 즉 호모 서치엔스가 등장한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지금은 주어진 정보를 무작정 수용하는 군중의 시대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한발 더 나아가 시민들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데까지 진화했다. 그것을 박구용 교수는 ‘문파, 새로운 주권자의 이상한 출현’이라는 책에서 “자각적 세계시민들은 더 이상 의회와 언론이 자신들을 대변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라고 풀이했다. 그런 변화에 조응하지 못하는 정치와 언론에 대해 박 교수는 ‘의회 귀족주의, 언론 귀족주의’라 칭한다.

새로운 주권자의 탄생은 기왕의 대의제 민주주의를 불충분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선출된 권력에 무조건 주권을 위임하려 하지도 않는다. 가령 주민소환제는 위임의 철회를 제도화하자는 것 아닌가? 우리 사회의 문제는 여전히 소수 엘리트 중심의 대의제 민주주의가 완고하다는 데 있다. 그러기에 광화문이나 서초 같은 ‘광장’이 그 간극을 직접 메우려는 국민의 공간으로 부상한 것이다.

견제와 감시라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전통적 원리는 이제 주권자로서 국민이 직접 ‘관여’하고 ‘행동’하는 민주주의로의 변화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 직접민주주의의 확대, 숙의민주주의의 제도화가 필연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할 기술적, 사회적 기반은 이미 충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북새통이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문명에 맞는 민주주의의 진화가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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