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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기의 ‘학교 밖 청소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김승용 입력 2019.10.27. 13:45

진희섭 해남경찰서장

지난 8월 말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교육부 주관으로 매년 2차례 실시되는 이번 조사는 전국의 초등(4학년 이상)·중·고등학교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로써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약 372만명 참여)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약 6만명으로 참여학생 수의 1.6%에 이른다. 이는 17년 3만7천명(0.9%), 18년 5만명(1.3%)과 비교 분석해보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발생장소 중 놀이터, 학원 주변, 노래방 등 ‘학교 밖’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은 30.5%로, 17년 26.7%, 18년 26.6%와 비교하여 볼 때 이 역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주요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2018년 11월,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남중생이 추락해 사망한 일이 있었다. 또래 중학생들이 동급생 A군을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내 집단폭행하던 도중, A군이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에 이른 것이다.

수사과정에서 가해학생들의 잔혹한 범행이 드러났다. 가해학생들은 A군에게서 빼앗은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며 A군을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냈고, A군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모진 폭행을 이기지 못한 A군은 옥상에서 떨어져 생을 달리 하고 말았다.

경찰 조사를 통해 A군과 가해학생은 학교에 어울리지 못하고 교문 밖을 맴돈 ‘학교 밖 청소년’으로 밝혀졌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밖청소년법)’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등·중학교 또는 이와 동일한 과정을 교육하는 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초·중등교육법 제14조제1항에 따라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등’을 말한다.

가해학생들은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는 경우가 잦았다. A군 역시 가해학생들과 어울리며 자주 무단결석했고 ‘학교 밖’을 맴돌았다고 한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학교 밖의 비극’은 어른들의 시선을 벗어난 곳에서 은밀하게 진행되었다.

‘학교 밖의 비극’은 다만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9월 수원시에서 발생한 06년생 집단폭행사건(노래방)은 물론, 2018년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사건(노래방), 인천 여고생 집단폭행사건(빌라), 2017년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해변),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사건(공장인근)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교폭력 대부분이 ‘학교 밖’에서 발생했는데, 이들 범죄가 성인범죄 이상으로 참혹하며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교사나 다른 학생들의 감시가 가능한 ‘학교 안’에 비해 감시가 느슨한 ‘학교 밖’이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년 자료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은 약 35만8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학령인구(7~18세) 621만명 가운데 5.8%에 불과하지만 전체 소년범 중 ‘학교 밖 청소년’이 40.9%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범죄와 비행에 노출되어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온전히 학교로 이끌어 사회의 일원으로 키워내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책임이자 의무라 할 것이다. 학부모는 물론, 자치단체, 교육청, 경찰 등 모든 관련 기관들이 협의체를 통해 머리를 맞대어 지혜를 모으고, 지원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여기 있다. ‘길 잃은 어린양’을 방관하지 않는 목자처럼, 우리 모두가 내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학교 밖’ 아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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