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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의 필요성

@김지용 청연한방병원 병원장 입력 2019.10.30. 14:19

박수영 (법무법인 바른길 변호사)

현재 당사자주의가 적용되고 있는 민사소송에서는 당사자들이 변호사를 수임하지 않고 직접 변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필자가 소송업무를 담당하며 느낀 점은 당사자 소송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법률 지식을 잘 몰라 자신들에게 필요한 재판 진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액 사건의 경우 당사자 소송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소액 사건 재판부에 가면 재판장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때그때 필요한 재판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하여 재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한번은 1심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 모두 당사자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원고는 재판부가 재판을 수차례 속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원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어 재판장이 법정에서 원고에게 청구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재판장은 원고에게 청구원인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것인지를 수차례 확인하였는데 원고는 ‘손해배상’이라고 대답하였다가, 또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것’이라고 대답을 번복하면서 오히려 피고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느냐고 화를 내기까지 하였다. 이는 원고가 손해배상과 부당이득이 다르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원고의 주장 사실에 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음을 모르는 데서 일어난 일이다.

법률 지식을 잘 모르는 당사자가 볼 때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처분권주의·변론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민사재판에서 재판장이 당사자에게 주장·입증에 관하여 일일이 알려줄 수도 없는 것이며, 주장·입증이 충실히 되지 않았을 때 받는 불이익은 결국 당사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밖에도 당사자들이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 절차에 필요한 서류, 주장 정리나 입증방법 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누락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또한, 법률심인 상고심에서 상대방 당사자인 상고인이 상고이유서에 법률적으로 쟁점이 되는 내용을 적지 않고 쟁점과 무관한 내용과 탄원서들만 수차례 제출하는 것도 보았다.

이처럼 당사자들의 실질적인 권리구제 및 무익한 남소 방지 등을 이유로 민사소송에서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시기상조 내지는 인력 부족, 다른 제도적 장치 미비 등이 이유가 되어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변호사시험을 통하여 매년 1천5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고, 실제로 프랑스, 독일 등 외국에서는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가 이미 시행되고 있어 인력 부족과 시기상조를 이유로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의 시행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변호사 수임료를 지불할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 소송구조제도를 보완하거나 국선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는 법률심인 상고심은 물론 적어도 사실관계를 마지막으로 다툴 수 있는 항소심까지는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민사소송에서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가 조속히 도입되어 당사자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아 권리구제를 실질적이고도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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