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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 ‘하인리히 법칙’을 아십니까?

@김지용 청연한방병원 병원장 입력 2019.11.03. 13:53

나석주 광주도시철도공사 안전감사담당관

가로수 나무들이 제법 홍조를 띤다. 가을이 어느새 사뿐 내려앉은 모양이다. 일찌감치 출근해 차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서니 따스한 햇볕이 포근하다.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 하는 행인을 보니 아침 바람은 꽤 거친 듯하다. 안락한 실내와 싸늘한 바깥, 그 사이에는 튼튼한 유리창 하나가 버티고 있다. 문득 아침 사색의 소소한 행복을 지켜주는 유리창이 기특해진다.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위험하지 않고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에서 일상의 여유는 출발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 생존 다음의 기본욕구로 안전을 꼽았다. 그만큼 안전은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토대이자 국민의 행복을 위한 사회적 가치의 시작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안전의 중요성을 가장 크게 깨달을 때는 이미 그것이 깨졌을 때다. 세월호 참사, 서울 구의역 사고, 헝가리 다뉴브강 참사, 대구 놀이공원 아르바이트생 사고 등등 우리네 삶 곳곳에는 항시 안타까운 사고의 위험이 스며들어있다.

안전관리의 어려움은 사고를 예측할 수 없다는데 있다. 어제까지 아무 이상 없던 현장이 하루아침에 아수라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떠올릴 것이 유명한 ‘하인리히 법칙’이다. 다른 말로 1:29:300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하나의 큰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같은 원인의 작은 사고 29건과 사소한 이상 징후가 300건이 있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큰 재해는 ‘우연’이 아니라 사소한 것들을 방치한 ‘결과’라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일상 속에서 작은 이상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은 ‘어쩌다’, ‘운 나쁘게’ 또는 ‘이것쯤이야’로 넘기기 쉽다. 작은 나사 하나가 풀렸다고 해서 커다란 건물이나 다리가 무너질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나사가 풀린 채 방치돼 있었다는 것은 해당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의 여러 부분이 역시 방치되고 있으며 이는 대형 사고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작은 이상 징후에도 대형 사고를 대하듯 철저히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광주도시철도공사의 안전관리가 그렇다. 정기적인 안전점검은 물론 해빙기, 동절기, 하절기 등등 시기별 맞춤 점검, 각종 수시·불시점검 등 철저한 점검으로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때문에 광주 지하철은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도로교통과 비교할 수 없는 안정성을 입증해왔다. 그 결과 올 봄 행정안전부의 재난관리평가에서 전국 도시철도운영기관 중 유일하게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도 큰 성과를 보여 왔다. 특히 이번 2019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는 광주시 동구청과 합동으로 지진으로 인한 열차 탈선을 가정한 훈련을 실전처럼 펼치며, 어떠한 사고에도 흔들림 없는 만반의 대응자세를 대외에 선보였다. 나아가 안전도시 광주를 위해 최근 광주시, 자치구, 공사·공단 등으로 구성한 ‘안전분야 반부패협의회’ 에서도 중추적 역할과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 백전백승을 위한 최고의 상책이라고 한다. 안전관리에서도 곱씹을 대목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평상시 작은 이상에도 민첩하게 대응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광주도시철도의 안전원칙은 사람과 시스템의 조화로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보호하는데 있다. 작은 이상 하나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밤을 밝혀 고민하며 최고의 안전지하철을 지켜가고 있다. 시민의 행복을 위해 가을 단풍만큼이나 붉은 열정으로 달리고 있는 광주도시철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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