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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플랫폼

@김승용 입력 2019.11.12. 14:59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11월의 첫날이다. 광주호 상류에 자리한 무등산생태탐방원에서 고교 친구들과 1박 2일을 나눴다. 서울과 대전에서 이른 길을 서둘렀고 광주와 무안에선 일과 후 늦게 합류했다. 옛 시절과 현실상황 얘기에 밤이 깊은 줄 몰랐다. 굵직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요즘 플랫폼 노동이 화두야.’ 뭔 말이여?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하는 대리운전 같은 일’이라했다.

플랫폼은 통상 승객과 열차가 만나는 승강장을 말한다. 불어 plat(평평하다)와 영어 form(형태)의 합성으로, 옛 성 마루의 한쪽에 지면보다 높이 대포를 설치하던 장소였다. 오늘날엔 그 의미가 자동차의 기본골격과 컴퓨터 운영체계, 인간의 활동에 필요한 기반시설로까지 확대되었다. 일자리 플랫폼, 플랫폼 비즈니스, 플랫폼 시티도 낳았다. 사실 플랫폼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으로 우리 곁의 사무실, PC방, 도서관 등이 해당된다. 그렇다면 지난 저녁도 작은 플랫폼이 아니었던가? 맞다. 연결, 융합, 협업, 시작과 끝도 포함한다.

더 큰 만남은 온라인 공간에서 쇼핑, 여행, 취미 등 각종 정보를 나누며 이루어진다. 이들 앱을 개설하고 관리하는 일이 플랫폼 사업이고, 그 명령을 오프라인으로 실행하는 사람이 플랫폼 노동자다. 전체 취업자 2,700만의 2% 정도 추정하지만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이 주가 될 거고 인간은 단순 반복적인 일만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전초전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에서 이미 본지 오래다. 현재 유망직종이 미래엔 쓸모없게 될 수도 있다는 예시였다. 그래서 지식을 주입하고 습득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만 매의 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학창시절 책벌레와 베짱이의 40여년이 흐른 지금, 누가 더 행복해하는지를 보자. 조건 선택은 아니다가 답이다. 스스로 재밌어하는 일이 최고의 직업이 되었다.

오늘날 인류의 변화도 보자. 그 시작은 천지창조를 낳은 대폭발 이후 지구에 출현한 작은 단세포 생물에 불과했다. 현대 과학자들은 137억 년, 46억 년에서 10억 년 전으로 추정하지만 다를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명백한 사실은 끝없는 진화와 생존을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이성간에 짝을 이루며 씨족, 지역, 국가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통치 권력과 계급, 조직과 직업이 생겨났고 흥망성쇠를 반복했다. 마치 태양이 당기는 각도를 날마다 1도씩 바꾸며 지구가 돌고 있는 공전과 남북축에 23.5도 기울어져 자전하는 순환 현상과 같았다. 그렇다고 불멸의 진리는 아니다.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이다. 그 주기가 2만 6천년으로, 만 3천년이 지나면 자전축이 왼쪽으로 기운다고 한다. 북극의 위치가 변하면 대혼란이 올 법도 하지만 첨단기술로 무장한 미래인류가 잘 대비할 것으로 믿는다. 현재상황은 별자리가 이천여 년 전과는 다르다는 것과 계절의 변화가 심해졌다는 걸 느낄 뿐이다.

이렇듯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시대의 절대자격인 애플, 구글, MS, 다음 등 인터넷포털사이트와 우버, 아마존,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먼저 출현했듯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우리는 페이스북, 카카오의 전신인 싸이월드, 아이러브스쿨의 몰락과 25시, 제3의 물결, 유비쿼터스 등이 사라져 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오늘날 화두인 4차 산업혁명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가슴에 살아 있는 도전의 욕구가 더 나은 변화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도 잘 알면서, 나의 졸(卒)이 내일일수 있다는 걸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충실 하라는 거다.

지난주의 마지막 일은 여수 금오도였다. 바다를 넘는 다리를 염원하는 섬사람들의 하소연을 듣기 위해서다. 햇살과 바람이 좋은 찻길로 출발하여 돌산에서 배를 탔다. ‘이곳이 고향인 서울 사람들은 배를 타고 오가는 향수가 있겠지만, 아직까지 살고 있는 우리들은 찻길이 절실해요.’ 잘 알고 있습니다. 방법을 찾겠습니다고 했다. 이해와 설득, 대화와 타협으로 가는 바른 길이 보였다. 큰 꿈이 실린 플랫폼을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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