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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를 통해 평화의 전라도를 만들어가자

@김승용 입력 2019.11.20. 16:58
김관영(나주시 미래전략산업국장)

지난 10월 29일 나주에서는 일본인 노교수의 사죄문 낭독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에 있었던 동학농민혁명 역사의 연구과정에서 밝혀진 가해자 일본의 농민군 학살과 진실은폐에 대한 양심 있는 시민들을 대표한 것이었다. 이 자리는 나주시가 주최한 한·일 국제학술대회로 국내외 연구자, 시민 등 150여명이 모여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동학농민군 희생자의 위령탑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노교수의 사죄와 위령탑 건립 발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동안 동학농민혁명 역사에서 나주는‘恨’의 고장으로 인식되었다. 나주에 동학농민군 토벌본부가 설치되어 많은 농민군이 잡혀와 학살되었으며, 특히 당시 전라도의 중심이었던 나주를 점령하고자 했던 여러 번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동학 입장에서 나주는 좌절과 죽음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주에는 녹두장군 전봉준과 민종렬 나주목사의 만남, 그리고 서성문 전투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번 학술대회는 주제인‘恨에서 興으로 승화하다’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통해 생명존중과 평화시대를 한·일 시민들 손으로 열어가자는 뜻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한·일간에 공동연구와 시민교류답사가 꾸준히 이루어졌고, 2013년 일본에서 최초 확인된 동학토벌 전담부대인 후비부대의 병사가 토벌역사를 기록한 ‘진중일지’가 나주 금성관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앞으로 나주시는 원광대학교·한일교류회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동학연구와 양국 간 시민교류 답사를 추진하고, 2022년 전국의 동학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일본 시민들의 기금마련이 가시화될 예정이고 오는 11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관계자 회의를 열어 향후 추진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학술대회를 공동주관한 원광대학교 박맹수 총장은 나주동학농민혁명 연구를 통해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안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나아가자고 했다. 그렇다. 역사란 그저 과거를 연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진실의 기초 위에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 가치가 있다.

농민군과 토벌군, 한국과 일본으로 대립하는 과거지향적 시각에서 벗어나 평화를 향한, 생명존중을 향한 장을 마련하는 것은 나주가 전라도 역사수도로서 앞장서야 할 역사적 책임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지역과 지역이, 국가와 국가가 화해와 상생으로 평화시대를 열어 恨을 興으로 승화시키는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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