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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 의회의 홍콩인권법 채택과 미중관계

@김승용 입력 2019.11.27. 14:41

이규권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홍콩시위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홍콩인권법안을 채택했다. 지난 19일 상원의 만장일치 표결에 이어 20일에는 하원에서도 압도적 다수(찬성417, 반대1)로 가결한 것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의 민주당 의원은 물론 공화당의원들까지 초당적으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또한 이같은 미국 의회의 표결결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무력화할 수 있어 동 법안은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조만간 공식 발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인권법안은 미국 정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서 지난 1992년 이래 미국이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관세·무역·투자·비자발급 등 분야에서의 특별지위를 지속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아울러 홍콩의 자유억압에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미국입국 비자발급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위기에 처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보호를 위한 개입의지를 천명하고 그 이행 수단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 의회의 홍콩인권법안 채택은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집권이후 중국의 패권도전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이 무역·투자·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견제 노력을 전개하는 가운데 홍콩문제가 또 하나의 대중국 압박 카드로 추가되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의 대응태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미국 정치권 전체가 최근의 홍콩 사태가 홍콩의 일국양제는 물론 대만문제,나아가 미중간 패권경쟁의 향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적극적인 대처 필요성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미국 의회의 동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의 하강세가 자신의 재선 가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여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잠정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향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미국의 대중국 강경 태도가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하겠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급변한 배경은 무엇인가? 먼저 천안문사태 당시만 해도 미국은 중국의 세계경제 편입을 지원하는 것이 중국의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낼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지금은 중국의 패권도전에 대한 대응문제를 우선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이로 인해 대외무역·투자 의존도가 높아져 미국의 개입수단이 다양해지고 실효성도 증대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힘이 세진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공격을 극복해낼 수 있는 대응력은 오히려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정부는 그동안 홍콩시위에 대해 강경진압을 시사하면서 실질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통해 시위세력에 압박을 가해왔다. 최근 홍콩 이공대 시위대에 대한 홍콩경찰의 태도가 그 결과로 보인다. 탱크를 동원해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던 1989년 천안문 사태의 재연도 불사하겠다는 듯한 자세인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천안문 사태와 같은 무자비한 진압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어 실행이 쉽지 않다. 다른 무엇보다도 홍콩의 특별지위 상실은 중국의 무역.외환 거래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된다. 이는 세계적인 성장둔화와 국내경제 침체, 그리고 기업의 부채문제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소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미국 의회의 이번 홍콩인권법안 채택도 이같은 중국의 입장을 겨냥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미국과 중국간의 관계에 홍콩문제라는 갈등요소가 추가되는 것은 1970년대 이래의 화해와 협력 또는 견제와 협력이라는 미중관계 기본구도가 와해되었으며, 이제는 양국관계가 대결과 경쟁이 중심이 되는 패권경쟁 시대에 분명하게 진입했음에 주목해야 한다. 이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간자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안보를 최우선시하여 한미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국가들과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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