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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사광가속기

@김승용 입력 2020.01.19. 13:26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만상을 키우는 힘은 태양 빛에서 나온다. 물결 같은 파장을 이루며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초단파, 라디오파를 낸다. 그들이 물체에 닿으면 흡수와 반사를 반복하며 색과 열을 내는데, 예부터 궁금했다. 왜 다를까? 각자 고유한 물질의 구성이고 무수히 쪼개면 분자, 분자는 원자, 원자는 원자핵(양성자와 중성자)과 전자의 결합이란 걸 알아냈다. 그 본질을 더 알고 싶었다. 전자는 소립자의 하나로 양성자의 1/1,840 질량인데도 전하(-)의 크기는 같고 직진하면서 전기장과 자기장에 의해 휘어진다는 걸 발견했다. 이러한 성질의 전자를 광속으로 달리게 해보았다. 회전하면서 새로운 빛이 튕겨져 나왔다. 방사광이라 이름 지었다. 그 ‘빛 공장’장치가 바로 슈퍼현미경, 방사광가속기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태양 빛은 ‘빨주노초파남보’ 가시광선뿐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노력은 특수카메라를 만들어 다른 빛을 보게 했고, 자신의 몸을 관찰하며 치료에까지 응용하고 있다. 방사광을 통해 극미세 구조와 찰나의 순간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기존 광원보다 100억 배 이상 밝고 nm(나노미터, 10억분의 1)에서 서브nm(pm 피코미터, 1조분의 1) 영역까지 폭넓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짧은 파장의 빛은 물리·의학·기계 등 거의 전 분야에 활용된다. 이렇게 개발된 타미플루·글라벡·비아그라의 판매액이 100조 원을 넘었고, 우리 동아제약의 항암제 또한 5천억 원을 수출했다. 방사광가속기는 포항을 과학도시로 탈바꿈시켰다. 1990년대부터 3세대 원형(PLS-Ⅱ)과 4세대 선형(PAL-XFEL)에 5천800여억 원을 투자한 이후로 배터리, 바이오, 신약개발 산업이 집중 유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PLS-Ⅱ는 한 해 1천500건 이상을 수행할 정도로, 연 운영비 360억 원, 연구원 135명이 종사하며 쉴 틈이 없다. 그런데도 휘도가 4세대 원형의 1/1,000 수준에 불과하다보니 고해상도 실험은 어려운 실정이다.

방사광가속기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특히 4세대 원형은 링둘레 600~1천500m, 빔라인 40~80개, 에너지 3.5~6GeV, 소요부지 10~30만py, 비용 0.6~1.2조원, 연 이용객은 5천에서 만 명까지 확대된다. 선두주자는 당연 미국이다. 스탠포드, 버클리 등 주요대학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APS-U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HEPS, 스웨덴 MAX Ⅳ, 유럽연합 ESRF-U, 브라질 Sirius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최첨단 전략시설이라 보면 된다. 2018년 4월 우리 정부에서 발표한 30대 미래소재 개발을 성취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인간이 생각하는 과학의 진보는 어디까지 일까? 알 순 없지만 멈추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입자, 중이온, 양성자 가속기도 이미 출현시켰다. 우리나라도 운영하거나 구축 중이지만 서울·대전·부산·경주·포항 등 전부 경부축 중심이다. 호남권에는 계획조차 없다. 이렇게 해서는 균형발전도, 고루 잘 살수도, 흔들리지 않는 나라도 만들 수 없다. 이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가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필요로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정부에서도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벌써 나주 한전공대, 인천 송도 연세대, 강원 춘천 이화여대, 충북 오창 기초과학연구원을 기반으로 한 지자체의 경쟁이 뜨겁다. 현재 이용성이냐, 미래가치 향상이냐를 놓고 접전이 예상된다. 위치선정, 규모결정, 설계에서 공사까지 갈 길이 바쁘다. 한 세대를 책임질 세계적인 규모가 되어야 한다.

전남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2018년 한전공대 설립단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부턴 전문가 간담회와 자문위원 발대식 그리고 국내 연구기관, 대학교, 기업체 등이 참여한 유치 컨소시엄도 조직했다. 기본계획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를 전담할 TF팀도 구성했다. 새해 시작부터 전문가(김유종 박사)를 초청해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의 이해와 응용’이란 강의도 들었다. 작지만 강한 나라로 가는 궤도를 하나씩 깔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염원을 실현할 지혜를 모을 때다. 너와 나, 우리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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