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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빛원자력발전소 은폐의 진실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광주경총 부회장 입력 2020.03.31. 10:13 수정 2020.04.01. 10:39

한빛원전 격납고 건물 외벽의 철근 노출 사건과 관련해 세간에는 원전 측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사실, 필자의 원자력 업계 30년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과거에는 있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원전 운영에 대해서 예전에는 전문가가 아니면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정부 입장에서도 경제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느라 다른 면은 조금 소홀했었기 때문이다. 또 과거의 정부는 모두 원전의 가동률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원전이용률 세계 1위, 한 주기 원전가동률 100%' 등의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정부 정책에 따라 한수원은 정재훈사장 부임 후부터 원전의 가동률보다 안전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고,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한수원과 정부가 같은 생각으로 운영에 임하고 있어 은폐의 소지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은폐로 인한 실익이 없는데 그런 불필요한 행위를 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아직 은폐라는 단어가 등장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과연 이 은폐라는 용어가 나오는 이유가 뭔지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한빛원전은 한빛3·4호기 2009년 가동중 검사에서 철물이 노출된 곳 1개소, 2014년에 32개소를 육안으로 확인했으나 크기가 작아 이들을 추적 관리해 오던 중이었다. 이후 2019년 원안위 지시에 따라 안전성 관련 구조물 특별점검과 병행해 검사를 실시했는데 기존 육안검사 방법을 한층 강화했다. 한빛은 검사 시 비계(작업발판)를 설치한 다음 근접 확인하고 들뜸부위 제거, 철근 레이더 탐상검사 등 강화된 방법을 적용, 격납건물 외벽 콘크리트의 표면 상태를 집중검사한 결과 철근 노출 57개를 확인했다. 같은 해 11월 4일 원안위에 불일치품목보고서(NCR)를 발행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이어 지난 2월 말까지 추가 확대검사를 진행해 178개의 철근 노출을 추가로 확인했으며 이에 대해 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에 설명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던 것이다. 현재는 공극 문제와 철근 노출사태를 구조건전성평가에 반영하고 검사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

이처럼 업무처리 시스템 상에서 절차와 순서에 따른 보고를 준비하던 와중에 발견된 사안을 두고 은폐를 언급한다면 한빛 측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마땅히 이러한 절차에는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며, 또한 한빛원전은 독자적 판단을 하지 않고 한수원 내부 보고체계에 따라 원안위에 모든 사항을 보고하고 그에 따라 대책과 방안을 협의 및 수립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다만, 환경감시위원회는 이러한 과정을 은폐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보고하고 승인받고 다시 재검토와 승인을 받는 일련의 과정에 있는 것을 은폐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원안위와 한수원, 그리고 감시위원회 각각의 업무수행이나 조직 성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시각차가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은폐라는 단어가 등장할 하등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한빛3·4호기가 가동정지 중에 있다. 한빛에 따르면 정지일부터 2019년 말까지 가동중단에 의한 판매 손실은 3호기 600일간 정지로 8천449억, 4호기 958일간 1조 3천784억 원이며 합산하면 2조 2천233억 원이나 된다. 2020년은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금액은 한빛 판매손실일 뿐이고, 국가적 관점에서는 같은 기간 LNG로 대체해 전력을 생산했을 경우 판매단가(2018년 기준) 차이로 인해 국민은 2조 313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거기다 판매금액 중 연료비를 제외한 나머지만 국내산업으로 유입되는데 그에 따른 감소가 1조 1천807억이다. 전력판매 손실과 국가적 비용까지 무려 5조 4천353억 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는 방관자적인 자세로 그냥 방치해 놓아서는 안 되는 엄혹하고 중차대한 문제이다.

원자력 업계에서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겪어 온 필자로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원안위와 한수원, 그리고 감시위원회 간 조금 더 전향적 자세로 접근하고 바라봐야 한다고 판단한다. 특히, 미국 NRC처럼 원안위가 전면에 나서 해결을 시도해야 하고, 민간단체 설득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수원 역시 안전운영을 저해하는 요인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모든 사건 사고의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빛3·4호기를 하루라도 빨리 재가동함으로써 수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막아야 한다. 이러한 손실을 막아내고 대의적 차원에서 원전생태계 업체, 특히 관련 중소기업이 처해 있는 어려움과 일자리 문제도 들여다보는 일이야말로 원안위와 한수원, 그리고 감시위원회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본연의 업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조성은(무진기연 대표·광주경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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