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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가 대학에 보내는 메시지

@조순계 조선이공대학교 총장 입력 2020.03.26. 16:52 수정 2020.04.07. 19:17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말 그대로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은 날들이다.

해마다 이맘때 캠퍼스는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의 설렘으로 가득찼다. 형형색색 현수막들이 환영의 인사를 건네고, 시끌벅적 학생들의 정겨운 말소리가 넘쳐났다. 하지만 2020년 3월의 캠퍼스에는 있어야 할 학생들이 없다. 텅 빈 캠퍼스는 적막감마저 맴돈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으며, 그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아 더욱 불안하다.

지난 3월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15일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행정명령에 따라 개강 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던 대부분 대학의 대면 수업일은 다시 4월 중으로 연기된다. 대학들은 서둘러 비대면 수업일정 연장을 공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추이에 따라 비대면 수업 일정은 또다시 연장될 수 있다. 한마디로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비대면 수업은 코로나19의 극복과 함께 종료될 것이며, 언제든지 이러한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비대면 수업 첫 날, 예상대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싸강'이라고 불리는 사이버 강의로 인해 대학가는 그야말로 대혼란을 맞았다. 전례 없는 갑작스러운 온라인 수업으로 과부하가 걸린 서버는 다운되기 일쑤였고, 준비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던 온라인 강의에서는 많은 문제가 속출했다. 대부분의 교수들도 온라인 강의를 처음 진행하다 보니 준비에서부터 제작까지의 과정이 수월하지 않은 탓이다. 최근 한 매체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거의 80%에 달하는 대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단 개강은 했지만 코로나19 창궐이 빚어낸 사상초유의 사태에 교수들도 학생들도 캠퍼스가 아닌 컴퓨터 앞에서 불편하고 어색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또한 온라인 강의로 인한 대학생들의 불만이 담긴 국민 신문고 민원이 잇따라 등장했다. 단시간 내에 생산될 수밖에 없는 '온라인 강의'는 평소 '오프라인 강의' 수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 구색 맞추기식 빈약한 수업의 양, 졸속 동영상 제작 등 강의 수준이 질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업의 질이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보다 훨씬 떨어지는데 같은 등록금을 낸다는 것은 학생의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는 것.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학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실제 비대면 수업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던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은 이번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대학이 비대면 수업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원하지 않았던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보다 더 한 감염병이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대비하지 않으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쉽게 무너져 도태되고 만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 경제계는 물론 교육계도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신을 주도해 나가야만 한다.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오프라인 교수학습을 보완하고, 온라인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무엇보다도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자가 만족하는 '수업의 질'이다. 코로나19처럼 언제든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대학교수들의 ICT역량 강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신은 대학이 선도해 나가야 하며, 그러기위해서는 대학교육에 보다 수준 높은 ICT기술을 접목시켜야 할 것이다. 대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대면 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교수들의 ICT 활용 교육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또 대학은 효과적인 ICT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ICT 활용 환경을 알맞게 조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나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교육을 학생들한테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교육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한 선택은 앞으로의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조순계 조선이공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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