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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남 경영경제인 양성, 70년의 나날들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전남대 명예교수 입력 2020.06.01. 18:49 수정 2020.06.02. 19:42

지난 5월 27일은 호남 지역 비즈니스 스쿨의 대명사격인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설립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국전쟁으로 시국이 혼란한 가운데 대학을 설립하고 온갖 악조건을 무릅쓰며 인재양성에 매진하여 왔는데, 올해 고희가 되었다고 하니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20년 전에 발간된 '경영대학 50년사'를 들추어 보면 개교 당시의 생생한 기록들이 나온다. 동족 간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5월 27일 목포상업학교 강당에서 목포초급상과대학은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건물이 소실되는 바람에 대성동 구니다께(國武) 농장에 간이교사가 지어졌고, 이어 도립 목포상과대학으로 승격되었다. 그해 가을, 목포초급상과대학은 전남대학교 출발과 함께 전남대학교 상과대학으로 개편되었다. 1952년에는 일본인들의 옛 신사 터가 있는 온금동에 미군의 막사를 원조물로 받아 마침내 대학다운 건물이 세워졌다고 한다. 그 후 1958년 봄, 전남대 상과대학은 현재의 광주 용봉동 캠퍼스로 이전하게 되었고,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대학 간 통폐합이 이루어지면서 전북대 상과대학으로 합병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전남 지역민들의 대대적인 호소에 힘입어 1963년 상학과, 경제학과를 시작으로 무역학과까지 모두 원상회복되는 기쁨을 맞기도 했다.

해방 이전 우리나라 대학의 경상계열은 독일 경영경제학의 영향을 받은 일본 때문에 상업경제학중심의 상학교육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미국경영학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일본적 학풍이 쇠퇴하게 되고, 마침내 우리 지역에서는 1969년 처음으로 상학과 대신 경영학과가 설치되었다. 곧이어 경영대학원이 병설되면서 상과대학은 지역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경영기법을 전수하는 비즈니스 스쿨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의 경영대학은 1981년 전통적인 상과대학 명칭을 벗고, 현대적인 조류를 반영하는 경영대학으로 개명되면서 명실상부한 경영경제인 양성의 산실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창기에는 소수정예의 학과를 만들어 교육해 왔으나, 1980년 교육부의 실험대학 체제도입에 따라 100명 단위의 대형학과로 커지면서 모집정원이 400명을 웃도는 대학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70년 동안 경영대학은 2만 명이 넘는 인재를 양성하여 우리 사회에 배출했다. 이들은 경제계, 금융계, 학계, 관계 등 각계각층에서 리더로서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번 70주년 행사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해 보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한 동문 가운데 안정되고 편한 직장을 선택하기보다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면서 삶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는 70인을 선정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후배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을 고취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전국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 가운데 70인을 엄선하기란 쉽지 않았고, 또 한사코 사양하는 후보자들도 많아 선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뽑힌 대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물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때문에 개교기념일 행사가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이들 70인의 활약상과 메시지를 학생들의 학습 공간인 스튜던트 라운지에 게시해 후배들이 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동안 50년대부터 70년대 학번까지의 선배 졸업자들은 광주와 서울에서 '자랑스러운 경영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시상하여 온 바 있기에 이번 행사에서는 80년대 이후의 젊은 후배들에게 수상의 기회를 양보하기로 했다.

한편 두 달에 한 번꼴로 조찬포럼을 가지며 동문들의 네트워크 및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경영대학 동문들은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추이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으로 떠난 광주시민은 4천779명, 전남도민은 4천929명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이 20,30년대 청년층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 지역경제인 동문들의 모습은 칭송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일자리 인프라 부족과 학업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지역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지속적인 성장정책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해법의 하나라는 사실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박성수(전남대 명예교수·미래남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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