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6(목)
현재기온 27.1°c대기 보통풍속 2.8m/s습도 88%

[청년의 시선] 사회적경제 주간에 부쳐

@최유진 광주북구사회적경제연합회 사무국장 입력 2020.06.29. 16:21 수정 2020.06.30. 11:07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중 이용 시설 방문을 자제해야 하지만 도무지 지나칠 수 없는 영화가 지난 달 개봉했다. 마스크를 단단히 챙기고 극장엘 다녀왔다.제목은 '카페 벨에포크(2020)'.

프랑스 감독 니콜라스 베도스가 만든 영화로 국내·외에서 제작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의 개봉이 미뤄진 탓인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당당히 막을 올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영했다.

영화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첫사랑을 만난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와 데이트' 등 매우 사적인 경험이나, '뮌헨 회담'과 같은 역사적인 날까지…. 의뢰자(고객)가 시간을 거슬러 체험하고 싶은 과거, 그때 그 순간을 재연해주는 맞춤형 핸드메이드 시간 여행을 소재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종이 신문에 만화 그리는 일을 해오던 백발의 주인공 '빅토르'는 폐간 후 무기력에 빠진다. 다 큰 자녀들과 관계도 소원하다. 첫사랑인 아내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 마음을 볼 수 있다면 빛이 바래고, 푸석해질 데로 푸석해진 해면 스펀지 같은 모습이었을 게다.

빅토르는 우연히 시간 여행 이용권을 선물 받고, 첫사랑 아내(사실 연기자이지만)와 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경험한다. 메마른 스펀지가 젖어 든다. 완벽한 시간 여행의 비용은 꽤 비싸다. 시간 여행을 연장하려고 아내와 공동명의로 산 요트까지 팔아버린다. 주인공이 느낀 감정은 무엇일까.

나는 최근 광주 동구 동명동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과 함께 그들이 하고 싶은 마을 사업을 함께 고민하고, 아이템을 발굴해, 실행 계획서 써보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10여 명 내외로 조를 이룬 주민 대다수는 60대이다. 주민 참여형 사업에 생경함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지원 사업에 필수인 컴퓨터 활용 능력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컨설팅 중 보인 열정은 소위 '젊은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특히, 공동체의 지속 방식을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높았다. 시간 여행 후 꺼져버린 창작열에 불을 지핀 빅토르와 겹쳐 보이기도 했다.

다가오는 '7월' 첫 주는 '협동조합의 날(매해 첫째 주 토요일)'이 있는 '사회적경제 주간'이다. 주간 기간 동안 광주에서 개최키로 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통합 박람회'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살짝 김이 샌다. 반면, 우리 지역 사회적경제의 활동과 성과를 중간 갈무리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일 년을 벌었다는 안도감도 든다.

내년 이맘때 쯤…. 지난날의 열정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동명동 빅토르를 만나고 싶다. 사회적 가치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청년 빅토르도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최유진 광주북구사회적경제연합회 사무국장/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