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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졸업식과 입학식 사이

@정화희 빛고을고등학교 수석교사 입력 2020.02.03. 19:00 수정 2020.03.08. 22:23

지난 31일을 마지막으로 대개의 중·고등학교가 졸업식을 마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졸업식도 전체가 모이는 강당에서 진행하지 못하고 교실에서 진행하였다. 부모님도 출입이 제한되어 운동장에서 기다리시는 아쉬움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졸업식이 끝난 후 5명의 졸업생이 찾아왔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1학년 때부터 3년간 같이 무등산에도 가고 영화관도 가고 야구장도 갔으니 그래도 보통의 아이들보다는 소소한 정을 나눈 사이이다. 바쁜 학교생활 속에서도 희망교실 동아리 활동을 쭉 같이 해온 아이들이어서 오늘 보내는 마음도 조금은 애틋하다. 가슴이 뭉클하다. 혹시라도 하는 기대로 준비해 두었던 시집을 선물하였다. 시집 내용처럼 우리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사랑을 나누길 바라며 거자필반(去者必反)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 중에는 대학을 진학하지 아니하고 직업을 준비하기 위해 기술학원을 다니는 제자도 있다. 속칭 좋은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을지라도 자신들의 꿈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 발걸음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곧 군대를 가고 사회에 진출하겠지! 졸업생이 돌아간 뒤의 교실은 공허하다. 그러나 이 작은 책상에서 우리나라를 넘어 세상을 선도해 나갈 동량들이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쓸쓸한 시간을 접는다.

그리고 지난 31일 중3 학생들의 고등학교 신입생이 배정되었다. 본인들이 선지망을 했든지 안했든지 간에 이제 배정받은 학교에서 새로운 꿈을 향하여 달려갈 준비를 하는 날이다. 각 학교에서는 졸업식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내기 맞이에 여념이 없다. 이제 또 졸업생들이 떠난 가슴 속 허전함을 어느 제자들로 채울 수 있을까? 설렘 반 기대 반이다. 그들이 이 교실에서 다시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남도의 멋진 청소년들로 성장하길 바란다. 새내기들은 또한 교육부가 지난 11월 28일 발표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도 유념할 일이다. 학생부 종합·논술전형 선발 인원이 전체의 45% 이상인 서울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현 예비 고1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로 뽑는 인원을 전체의 40% 이상으로 늘리게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입시 방향 변경의 배경이야 어떠하든 우리 남도의 신입생들이 잘 준비하여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나날이 성장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길 소망한다.

이렇게 제자들만 헤어지고 새로이 만나고 하는 것은 아니다. 광주·전남 공립학교 교사들도 어제 오늘 인사 내용이 발표되었다. 정들었던 학교에서 제자들과 헤어져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제자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을 향한 열정과 사랑의 무게만큼은 어디에서나 똑같으리라 믿는다. 사립학교는 이러한 이동 없이 신학기를 준비하겠지만 공립학교는 4년 내지 5년이 되면 새로운 환경으로 바꾸어 준비를 해야 하니 어느 쪽이 더 에너지가 있을 것인가는 생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담임과 업무를 배정받고 나면 2월 한 달은 새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교과 연구와 평가 계획의 수립, 수업자료 제작, 그리고 업무의 인수인계까지 수업이 없다고 편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동학년 선생님끼리 모여 나누게 되는 새로운 학급원들의 명단을 보며 이름을 외운다. 한 명 한 명 마술을 건다. 제발 속상하지 않게 잘 지내보자고.

그러나 시대의 다양성 속에서 엉뚱한 아이를 만날 각오도 얼마든지 마음 속에 새긴다. ‘너 나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아니?’ 그렇다. 좋은 인연으로 변화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 구성원 모두가 응원해 주실 일이다. 시경(時經) 한시(漢詩) 중 ‘북풍(北風)’이라는 시 구절에 ‘휴수동행(携手同行)’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손을 맞잡고 모두가 힘을 모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새 학기를 맞이할 우리 남도의 청소년들이 한 명도 뒤처짐 없이 잘 헤쳐 나갈 것이라 믿는다. 입학식에서 졸업식까지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길 바란다.

정화희(빛고을고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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