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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직원 내보내면서 겨우 버티고 있어요"

입력 2020.08.03. 10:39 수정 2020.08.03. 21:51
[‘코로나 직격탄’ 광주 대표 하남산단]
지역 중소기업 매출 급감 시달려
2·3차 협력사 전기료도 못내
경영난 가중…고용상황 악화
“정부 말로만 지원 대책” 비판
‘코로나19’ 장기화로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이 매출 급락에 따른 경영난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사진은 지난 3일 오후 광주 하남산업단지에서 퇴근하는 차량들.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코로나19로 대기업 생산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수십억원의 적자를 봤어요. 1차 협력업체는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2·3차 협력업체는 전기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면적만 596만7천여㎡에 달하는 광주지역 대표 제조업 단지인 하남산업단지(이하 하남산단)가 ‘코로나19’ 악재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면서 입주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로 가면 하반기 무너지는 업체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활기가 넘쳤던 하남산단은 요즘 썰렁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밤 늦도록 불이 켜진 공장은 찾기 힘들고, 일감이 크게 줄면서 오후 5-6시만 되면 퇴근 차량으로 북적인다.

▲대기업 1차 협력업체는 그나마 나은 편
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우리와 같은 대기업 협력업체는 대기업이 휴무에 들어가면 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대기업이 잇따라 휴업에 들어가면서 상반기에만 수십억원의 적자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대기업 협력업체 관계자는 “기아 셀토스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그나마 낫지만 다른 차종의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너무 힘든 상황”이라며 “전년 대비 매출이 30%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며 가동하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을 줄여야 할 것 같다”며 “정부가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자금난 해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은행창구에서는 기존 대출을 갚아야 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2·3차 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채산성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의 잇따른 휴업으로 물량이 급감해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벅찬 상황이다.
한 2차 협력업체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 더 무섭다”며 “대기업은 셧다운되도 버틸 수 있지만, 우리와 같은 2·3차 중소협력체들은 이런 추세로 가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협력업체는 “코로나19가 6개월을 넘어서는 등 장기화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고 휴업하는 등 자구책을 썼지만 매출 급감에 따른 피해는 막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대기업 2·3차 협력업체 중 일부는 전기료 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 대기업이 지원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수출 일제히 감소세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남산단의 고용과 생산, 수출은 올해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하남산단 입주업체 1천20개사 중 1천12개사가 가동 중이다. 휴업 2개사, 건설중 5개사, 미착공 1개사로 나타났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심각한 상황이다.
생산의 경우 지난해 6월 6조1천808억6천500만원에서 올해 6월에는 5조1천132억2천900만원으로 17%(1조676억3천600만원) 급감했고, 수출도 14억555만3천달러에서 13억2천704만2천달러로 5.6%(7천851만1천달러) 줄었다. 이러다 보니 산단 고용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2만4천3명에 달하던 고용인원은 코로나 여파와 경기 불황으로 올해 6월 2만3천543명으로 460명이나 줄었다. 이 중 여성이 326명이 줄어 남성(134명)보다 타격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산단관리공단 이승룡 사무국장은“코로나 이후 50인 미만 중소업체들 중 일부는 일감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장 문을 닫지 않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정규직은 줄이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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