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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류성훈 입력 2020.03.11. 11:08 수정 2020.03.11. 19:34

"상생은 어려울 때 일수록 더 필요합니다. 코로나19가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급증한 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이자 전남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TK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전남도민의 힘을 모아 힘껏 돕겠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4일 대구·경북에 보낸 메시지다. 김 지사의 말에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환란에 친구가 보인다'는 속담 뜻이 담겼다. 기쁨이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보다는 슬픔이나 고난을 같이할 때 더 고맙고 가슴 속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관록 돋보인 김 지사 '도시락' 호평

2월 초·중순 비교적 잠잠하나 싶었던 코로나19가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방역망을 뚫으면서 감염증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김 지시가 결단을 내렸다. 전남 지역도 감염증 노출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지만, TK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김 지사는 전남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직접 언론 앞에 서서 브리핑 한 뒤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해당 시·군으로 달려가 상황대책회의를 열고 방역조치 등 선제적 대응을 진두지휘했다. 일선 시·군과 협역을 통해 감염병에 취약한 도내 집단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매일 확인·점검을 하는 '1:1 간부공무원 전담제'도 실시한다.

도민들이 가장 염려했던 신천지 교회에 대해선 서울, 경기에 이어 신속하게 방역을 마치고 시설 강제폐쇄, 신도 명단 신고 의무화 행정명령 발동, 신도 중 고위험군 직종 종사자 진단검사 실시 등 대응 속도나 강도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 지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줬다. 그 배경에는 중앙·지방 행정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 출신으로 재선 국회의원과 농식품부 장관을 역임하며 쌓은 풍부하고 깐깐한 행정경험이 있었다. 이는 '코로나19 싸움'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런 도백(道伯)이 TK를 앞장서 돕겠다고 하니, 도민들도 뜨거운 호응으로 거들었다. 여기서 한 번 더 김 지사의 노련한 행정경험이 빛을 발했다.

모든 지자체가 앞다퉈 하고 있는 지원 방식과 다른 길을 택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이나 관계자들이 따뜻한 밥 한끼를 할 수 있도록 '사랑의 도시락'을 보내기로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땀 흘리고 있는 '현장'을 들여다 본 것이다.

전남도는 매일 도시락 300~500개를 경북 안동 의료원,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등에 배달한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관계자들의 건강까지 생각해 지역 특산물인 전복이나 떡갈비 등으로 도시락 메뉴를 정했다.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전남 15개 여성단체 회원들이 매일 새벽 정성을 쏟고 있으며, 도시락은 4월 초까지 1만여개가 배달된다.

'사랑의 도시락' 소식을 전해 들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감동과 고마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고맙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윤식 안동의료원장도 "의료진과 종사자들이 너무 맛있게 먹었고 힘이 나는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광주시도 '달빛동맹' 대구 지원 각별

이 외에도 전남도는 감염증 확진자 가운데 중·경증환자를 수용 치료하고, 건강·위생용품까지 제공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예부터 대구·경북과 전남은 서로 우정을 나누고 어려울 때 손을 맞잡았던 소중한 인연을 쌓아 온 만큼 200만 전남 도민의 관심과 응원을 담아 TK가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구·경북과 전남은 대구 서문시장 화재와 경주·포항 지진, 여수 수산시장 화재 등 지역의 아픔이 있을 때마다 내 일처럼 나서서 힘을 더했다.

광주시도 '달빛동맹' 파트너인 대구에 대한 지원이 각별하다. 광주시는 대구에 병상이 부족해 입원을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가 속출하자 1일부터 경증환자를 이송해 치료를 시작했다. 이용섭 시장은 1980년 5월, 고립됐던 광주가 결코 외롭지 않았던 것은 광주와 뜻을 함께해 준 수많은 연대의 손길 때문이며,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했다. 처음으로 인류와 맞닥뜨린 신종 바이러스라는 두려움 상황에서도, 이번주와 다음주를 넘기면 감염증 확산세가 꺾이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는 낙관적인 뉴스도 나온다. 혹은 따뜻한 봄 날씨가 신종 바이러스를 점차 누그러뜨려 사라질 것이라는 감성적인 기대도 걸어본다.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주는 '나눔'과 '연대' 정신이, 국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종식시키는 희망으로 확산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류성훈 사회부장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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