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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가보지 않은 길

@양기생 입력 2020.03.18. 12:38 수정 2020.03.18. 20:16

코로나19 충격 여파를 피부로 실감하는 것은 마스크다. 마스크를 쓰고 난 뒤 귀에서 전달해오는 통증을 느끼곤 한다. 소소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불편한 것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 달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회사에서 지급한 보건용 마스크인데 귀걸이 끈이 제법 짱짱하다. 마스크가 얼굴에 착 달라붙어 차단 성능은 좋다. 계단을 오를 때는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다.

통증은 마스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마스크 끈이 당기는 힘과 평소 착용하는 돋보기 안경테의 무게가 더해져 통증이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를 몇 시간 착용하다 보면 머리 골치가 아플 때도 있다. 마스크를 잠시 벗으면 좋아지는데 다시 쓰면 아픈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아이들도 코로나19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개강이 연기되면서 1학년과 3학년 대학생 2명이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죽이고 있다. 대학생이라 스스로 활동하지만 생활리듬은 완전히 깨져 있다.

잠깐 동안의 외출도 하지 않고 온 종일 방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밥 먹는 시간도 제멋대로 먹고 새벽 3-4시에 자고 10시 이후에 일어나기 일쑤다.

개강이후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한 큰 아이가 하는 말이 압권이다.

'아빠 나 방콕의 지겹고 고리타분함을 넘어 아예 발효되고 있는 것 같아' 라며 답답함을 하소연했다.

사회 활동 위축으로 인한 불안감을 뜻하는 '코로나19 블루' 단계를 넘어서 온 몸이 썩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아이의 말이 왠지 짠하게 가슴을 때렸다.

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란,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까지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코로나19 진원지가 되고 있다. 미국은 뒤늦게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코로나19 퇴치에 적극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관련 대유행 단계를 발표하는 등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전국의 주요 축제와 스포츠, 문화 행사가 일제히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일상이 멈춰진 느낌이다.

대학도 개강을 2주간 연기했으며 온라인 수업을 3월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초중고는 코로나18 감염 우려로 1, 2차례 개학을 미루더니 4월6일 학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경제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신음하고 있다. 생산 소비 금융은 더뎌지거나 뚝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을 바탕으로 서로 얽혀 있어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 한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지 않는 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여파의 흔한 풍경 중 하나는 생경스러운 마스크 대란이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감으로 마스크가 품절되면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서의 줄서기가 일상화되고 있다. 심지어 옆집에 마스크를 선물하면 삼겹살을 보내줄 정도로 마스크 화폐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스크를 매개로 물물 교환 관련 게시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마스크 50장이면 중고 명품 가방을 살 수 있으며 마스크와 양파, 청양고추를 교환하자는 글도 게시되고 있다.

모두 처음 겪는 일이고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사회 활동을 떨어뜨린다.

어렵고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은 보인다. 우리 민족 특유의 위기극복 DNA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달빛 동맹을 앞세우며 대구로 달려간 광주시의사회 소속 의사와 간호사들, 장교 임관을 끝낸 뒤 대구 현장에 뛰어든 75명의 간호장교와 대구 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기부금품 행렬은 위기극복 DNA 발로의 반증이다.

위기극복 DNA는 이타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나타나기 힘든 현상이다.

어쩌면 코로나19 극복의 해법은 이타주의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이타주의로 철철 넘친다면 바이러스 퇴치는 시간문제다.

양기생 사회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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