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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4·15 총선 호남민심에 담긴 의미

@김종석 입력 2020.04.22. 09:35 수정 2020.04.23. 14:19

4·15 총선 결과를 둘러싼 각종 논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향방을 결정짓는 중간평가적 성격이 강했다. '촛불민심'이 부여한 특권과 반칙 없는 공정사회를 향한 '개혁 지속'이냐, 경제침체 책임론 등 '정권 심판'이냐가 거대 담론이었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의 국가적 위기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느냐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부실대응이라는 선거 초반 비난을 극복하고, 안정된 관리를 통해 세계적 모범국이란 찬사를 받았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상승세가 이어져 총선압승의 결과로 나타났다.

합리적 진보 세력에 미래정치 위임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이하 미통당)은 국가적 위기에도 정책적 대안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또한 '보수의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후보들의 막말이 이어졌다. 게다가 미통당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부재까지 보태져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 결국 유권자들은 여당인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줌으로써 야당을 심판했다. '슈퍼 여당'이 된 민주당은 선거 이후에 몸을 낮출 대로 낮추고 있다. 반대로 103석을 차지한 미통당은 리더십 부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당내 분란'에 휩싸여 있다. 이러니 "문재인 정부는 야당 복이 많다"는 조소가 야당으로 향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보수언론은 총선 결과 영남과 호남 간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식의 논평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보수 참패'를 지역감정 프레임에 가두려는 물타기에 다름 아니다. 'TK(대구·경북) 자민련'의 결과라고 분석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지 모른다. 다른 지역은 차치하고라도 미통당의 기반인 PK(부산·경남)에서도 민주당이 득표율상 선전했기 때문이다. 전국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보수의 심장, 한국 정치의 주류임을 자칭해 온 TK를 오히려 '변방'에 가두었다.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포함, 20대 총선, 19대 대선, 제7회 지방선거 등 4차례의 전국선거에서 호남과 수도권 중심의 합리적 진보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들에게 한국 정치의 미래를 위임했다고 보는 게 올바른 논평이다.

전국 표심이 '품격 잃은 보수'에 대한 징치와 TK고립으로 표출됐다면 호남 민심에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제3지대 정치'를 내세운 민생당(구 국민의당)을 준엄히 심판했다는 점이다. 민생당에 한 석도 내주지 않고 민주당에 28석 중 27석을 몰아줬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유권자들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에 23석을 주었다.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제3당을 통해 진보(민주당)와 보수(새누리당)간 고질적인 진영논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치적 실험을 택한 것. 그러나 지역구 포함 총 38석의 국민의당은 호남의 전략적 투표에 부응하지 못했다. 4년 동안 사분오열되면서 호남민을 심히 분노케 했다. 여기에 소속되었던 박지원·천정배·박주선·정동영·김동철 등 중진·다선 의원들이 참패했다. 호남민심은 다당제는 허상이며, 자신들의 당선을 위한 허구 프레임이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표로 심판한 것이다.

둘째,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지역발전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민주당 후보자의 인물과 능력도 중요했지만, 현 정권의 성공이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으리라는 전략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송갑석·이개호·서삼석·신정훈·김승남 당선인을 제외한 당선인 모두가 초선임이 이를 입증한다. 광주형 일자리, 방사광 가속기 유치, 군 공항 이전, 한전공대 설립, 자치분권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 등 현안을 현 정권에서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중진 리더십' 부재를 당선인들의 역량과 팀워크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광주·전남 당선자 모두 '호남 싹쓸이'라는 오만에 취하지 말고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호남 정치복원 '포스트 DJ' 실현

마지막으로, 호남표심은 '호남 정치 복원'을 염원하는 코드가 담겨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합리적 진보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한 호남이 주도권을 쥐고 차기 대권을 창출하라는 명령에 다름 아니다. 코로나 정국이 끝나면 곧바로 2년 후 치러질 대선정국으로 접어들 것이다. 지역 출신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서울 종로에서 미통당 황교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미니 대선전'에서 승리하면서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고 있다. 국민 지지율도 부동의 1위다. 대선 정국에서 호남 출신 당선자들이 대권 재창출의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 표심이다. 호남 정치인들이 여권 내 계파 논리에 편승하거나, 구도상 호남 인물은 안 된다는 패배주의식 편 가르기에 휘둘리지 말고 호남 정치를 복원해 달라는 것. 호남이 더 이상 한국 정치의 변방이 아닌 합리적 진보의 주류세력이라는 사실은 호남 유권자들의 자부심이다. '포스트 DJ'는 단순히 꿈이 아니라 실현해야 할 과업이다.

김종석 상무이사 겸 마케팅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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