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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인종차별

@박지경 입력 2020.06.17. 13:08 수정 2020.06.17. 19:12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의 네 자녀들이 나와 같은 차별을 받지 않고 살아가며,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 능력과 자질 만으로 평가 받게 되기를 바라는 꿈입니다"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된지 100여년이 흐른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렇게 호소했다. 또다시 그가 떠난 지 50여년, 미국이 인종차별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의 조지 플로이드란 흑인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 당시 경찰의 무릎에 목이 깔린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으나, 경찰의 목 압박은 8∼9분여간 지속됐다. 플로이드는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흑인차별 반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인종차별 반대운동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서구 제국주의 시대 인물들의 기념물 철거 요구 등 '역사 청산' 운동으로 진화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서구 역사 기념물 철거 운동은 1950년대 이후 아프리카 등 옛 식민지에서 벌어졌으나 이번엔 '제국주의 본산'인 유럽과 미국에서 번지고 있다.

이번 역사 청산 운동의 대상은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17세기 영국 노예상인 에드워드 콜스턴 ▲미국 남북전쟁 시절 남부동맹의 제퍼슨 데이비스 대통령 ▲벨기에를 통치하며 아프리카 콩고인 수백만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레오폴드 2세 등이 됐다. 여기에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도 대상이 됐다.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43년 인도 벵골의 대기근이 처칠의 쌀 수탈 정책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때문이다.

인종차별이란 특정한 인종이라 느끼는 집단이 다른 인종이라 생각되는 집단에게 행하는 차별 행위를 말한다. 적대감이 보편적이지만 호감도 포함된다. 인류 사회에서 인종의 개념이 부각한 것은 식민지 경쟁 과정에서 였다고 전해지는데 서구 사회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백인우월주의를 확산했다고 한다.

인류 인종차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노예제도, 나찌즘, 아파르트헤이트, 백호주의 등이다. 나찌즘만 빼고는 백인이 주체가 되고 흑인 등 유색인종이 그 대상이다.

이중 가장 비인간적이었던 노예제는 유럽과 미국에서 19세기 중반까지 공식적으로 유지되다가 영국은 1833년, 미국은 1865년 폐지됐다.

그로부터 160여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 사회에서 법적으로 인종차별이 금지됐다. 그러나 법이 개인의 편견을 막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요즘도 인종차별의 사례는 미국 등 백인이 사회 주도권을 행사하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도 유럽이나 미국 등을 가면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도 인종차별의 모습은 나타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외국인에 대한 생각은 호기심에서 시작돼 백인에게는 우호적인 눈빛, 흑인에게는 경멸의 시선으로 고정관념화한 일이 많았다. 특히 소위 '튀기'라고 불렸던 흑인 혼혈에 대한 경멸적 태도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과거였다.

이제 연간 국제결혼의 비율이 10%를 넘어서고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난 2018년 현재 237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곧 외국인 500만명 시대가 도래한다는 전망도 있다.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이런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조선족과 동남아인 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냉대와 백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는 정도는 약화됐지만 여전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인종주의 잔재는 없는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외국인 노동자를 무시하지는 않는지,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지….

한국은 K -뷰티·팝·푸드·컬처·방역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 가고 있다. 더욱 발전하려면 이제 단일성(단일민족)의 가면을 벗어야 한다. 그리고 인종에 대한 편견을 버린채 다문화, 세계화의 마당에서 뜨겁게 어울리자. 박지경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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