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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지막 꿈 문학관 건립 이뤘네요"

입력 2020.06.24. 11:07 수정 2020.06.24. 17:22
80대 시조시인 이인성·정춘자씨 부부
장성 백양사역 부근 '비오리문학관' 개관
2층 공간 7명 작가 장성 문인 전시 눈길

"문학에 대한 열정과 꿈을 담아 오랫동안 준비해 온 문학관을 열게 돼 너무나 기쁩니다. 누구나 편하게 문학관을 찾아 소통하고 머물다 갔으면 합니다."

팔순이 넘은 인생 황혼기에 시를 지으며 삶의 애환을 달래고 질곡의 인생을 헤쳐 온 80대 부부가 장성군 백양사역 인근에 평생의 꿈이었던 문학관을 열어 화제다.

'시조시인' 이인성(88)·정춘자(여·81)씨 부부가 백양사역 부근에 장성지역 첫 문학관인 '비오리문학관'을 건립, 지난 20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개관식에는 유두석 장성군수, 이개호 국회의원, 차상현 장성군의회장, 박형동 시인 등이 참석했다.

정춘자씨는 자연스레 문학관장이 됐다.

장성에서도 평소 금슬 좋기로 유명한 노부부는 장성문인협회 회원으로 나란히 시조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1990년 장성문협을 통해 등단했으며, 이후 남편 역시 1995년 장성문협을 통해 시인이 됐다.

남편 이씨는 장성 북이면 인근에서 50여년 간 '사거리 한약방'을 운영하며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장성예술인총연합회장을 지낸 부인 정씨도 남편과 같은 회원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여느 부부처럼 중매로 만나 가정을 이뤘고 5남매를 보란듯 키워내며 장성한 손자 10명과 함께 단란한 대가족을 이뤘다.

먹고 살기 바빠 문학에 대한 열정을 접고 생업에 종사하며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 부부는 는 오랫 동안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문학관 건립을 실현했다.

평생을 모은 사비를 털어 완성한 '비오리문학관'은 이 부부의 꿈의 완성본이다.

부부는 지금까지 창작한 시와 시조화 작품을 전시해 보자는 소박한 꿈에서 문학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장성지역 최초의 문학관으로 문을 열게 됐다.

문학관 명칭으로 쓰인 '비오리'는 기러기목 오리과의 겨울철새로 원앙보다도 암수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부는앞서 공동으로 '비오리의 노래' 시조화집을 펴내기도 했으며, '비오리'는 문학관 이름이자 이제 노부부를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정춘자 관장은 "여느 부부처럼 자식 키우고 바쁘게 살다보니 이 나이가 됐는데 이제 일생의 꿈인 문학관을 열게 돼 말로 할 수 없이 마음이 뿌듯하다"며 "문학관에서 작품도 쓰고 남편과 산책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 정담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성씨는 "문학관을 지은 것은 아내의 힘과 의지가 컸다"며 "개인적으로 문을 열게 됐으나 문인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내집처럼 머물다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2층 으로 들어선 비오리문학관 1층은 부부의 오랜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 공간이다.

2층은 지난 2000년 8월 이산가족 상봉 때 '어머니 늙지 마시라' 시로 심금을 울린 장성 출신의 월북 시인 오영재를 비롯, 현대 극작가 김우진, 박흡, 김일로, 김병효 시인 등 7명의 작가실로 꾸몄다.



이곳에는 지역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 장성에서 활동 중인 문인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비오리문학관 외부에는 부부의 호를 붙인 쉼터 '화영루' 정자를 비롯해 주차장 둘레에는 고향을 빛낸 장성 출신 문인과 국내 유명시인 등 19명의 시비를 세워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학관은 장성군의 새로운 관광코스로 지정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광주지역 문인을 비롯해 지역 문학·예술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춘자 비오리문학관 관장은 "문학관이 장성의 많은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작고 소박한 마음으로 사람들과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초심으로 문학관을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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