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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주 5월 항쟁사 나왔다

입력 2020.07.07. 10:12 수정 2020.07.07. 16:50
‘5·18과 나주사람들’ 출간
생존자 35명 증언 채록
국가폭력·계엄군 피해 초점
5월 항쟁 개념 정립 기여

고(故) 이종연(1963년생)씨는 80년 5·18 항쟁 초기부터 친구들과 함께 전남도청 앞 시위에 참여하다가 같은해 5월 21일 오후 마이크로버스 시위차를 타고 전남 도내 곳곳을 돌았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가 탄 버스가 나주 왕곡면 장산리 앞 도로를 지날 대 차량 위로 그의 목이 가로수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해 애통하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80년 5월은 광주 뿐 아니라 나주 등 전남 지역 곳곳에서도 항쟁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나온 '5·18과 나주사람들'(도서출판 나노刊)은 나주에서 5·18 항쟁에 참여했거나 관여했던 사람들 중 생존자 35명의 구술자료를 기초로 나온 증언집이다.

책은 5·18 민주유공자 나주동지회가 엮었다.

3명의 면담자들이 8차에 걸쳐 구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채록 정리했으며 당시 사망자 10명에 대해서는 구술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으로 서술됐다.

면담자들에게 무엇보다 어려운 일은 구술자들로 하여금 40년 전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재소환해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이었다.

이들은 무기탈취와 회수, 시민군 활동의 경우처럼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필요할 경우 집단면담을 가졌고 집단 면담자들의 서술내용에 대해 부족한 부분은 다시 개인면담으로 보완했다.

책에 실린 구술내용은 구술자의 서술 내용을 그대로 채록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 측면과 계엄군의 무차별 폭력에 대한 저항 등 두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나주 지역 발포는 80년 5월 21일 늦은 오후 20사단의 광주-목포간 도로 봉쇄 이후부터 발생했다.

목포와 해남, 영암 등에 상황을 알리고 광주로 돌아가려는 차량 수십여 대가 나주에 모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 쯤이었다.

도로 차단 사실을 알지 못했던 시위대 차량들은 광주로 가는 길목인 효천역 인근에 매복한 20사단 61연대 병력의 무차별 사격에 노출됐다. 총격을 피하려는 차량들의 사고로 이어지면서 수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생존자 증언에는 고귀석 김기광 김영화 서환기 김오진 신종근 이재권 정영철 최덕기 홍석복씨 등이 참여했고 김양천 이영규 최기복씨 등이 집단구술과 추가구술로 증언에 힘을 보탰다.

이번 '5·18과 나주사람들'은 나주 5·18의 생생한 기록이자 당시 광주시내 경찰관서의 무기가 소산된 상태에서 시민군들의 무장이 어떻게 가능했는가에 대해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5·18 항쟁의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위해 전남 지역에서 일어난 저항들을 하나씩 기록하는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항쟁 4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작업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책에 수록된 역사기록은 항쟁이 광주시민과 나주 등 전남도민에 대한 무차별적 살상 등에 저항해 일어난 80년 5월 18일부터 같은 해 5월 27일까지의 범도민적 항쟁으로 규정돼야 함을 의미한다"며 "나주 5·18 항쟁 기록은 항쟁의 개념을 올바로 정립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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