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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조형으로 풀어낸 세상과 현실

입력 2020.07.08. 11:03 수정 2020.07.08. 17:41
박현덕·이승하 시집 시집 출간
삶의 현장과 역사의식 구축
폭력과 광기 고발 현실 참여

시는 시인의 눈으로 현실을 그려내고 이를 언어적 조형으로 펼쳐낸다.

그것은 때로 서정과 서사의 방식으로 감성과 뇌리를 자극한다.

중견시인 박현덕·이승하 시인이 신작시집 '밤 군산항'과 '예수·폭력'(이상 문학들刊)을 잇따라 펴냈다.

박 시인의 '밤 군산항'은 자신의 9번째 시조집이다. 그는 삶의 현장과 역사의식을 토대로 일관되게 자신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온 숙련된 솜씨와 개성이 돋보이는 시편들을 담았다.

연시조인 '국밥과 희망'을 보자.

"화순 군내 터미널/ 좁다란 골목 사이// 담장에 달라붙어/ 납작하게 엎드린 집//여든 살/ 허리 휜 여자가/ 국밥을 말아준다"('국밥과 희망' 중 일부)

첫 수에서 시인은 화순 군내 터미널 근처 허름한 국밥집에서 '여든 살 허리 휜 여자'가 국밥을 말아 주는 풍경을 펼쳐낸다.

차분하고 평온한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냈으나 읽는 이는 마음의 온정이 그윽해진다.

그는 변방의 소외된 곳을 애써 바라보며 척박하지만 함께 나누는 몸짓에서 사람살이의 희망을 꿈꾸며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이경림 시인은 "그의 시는 시조가 지녀야 할 품위와 율격을 겸허하게 지닌 채 최대한 자유롭고 모던하다"며 "잘 그려진 수채화 같은 시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 노인, 가난한 가게의 아낙 등 우리네 슬픈 역사 속 주인공 같은 사람들로 서럽고 정겨우며 아름답고 처연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박현덕 시인은 완도에서 태어나 광주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88년 월간문학 신인상 시조, 9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시집으로 '겨울 삽화'와 '밤길' 등을 펴냈다.

중앙시조대상과 김만중문학상, 송순문학상 수상, '역류'와 '율격' 동인이다.

이승하 시인의 '예수·폭력'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예수'를 매개로 '폭력'의 문제를 노래한 것이 특징이다.

시인은 예수에게 행해졌던 폭력과 그 폭력을 사랑으로 갚았던 예수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중동분쟁은 물론 아우슈비츠, 킬링필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4·19와 5·18 등 역시적 비극과 조류독감, 구제역, 세월호 등 사회적 문제를 시로써 고발하고 분노하고 반성하며 위무한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10·26과 12·12사태, 80년 5월 광주의 참상이 일어난 대학시절 고문 정국을 다룬 시 '화가 뭉크와 함께'가 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93년 시집 '폭력과 광기의 나날' 등을 시작으로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세상은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폭력과 광기의 나날이며 공포와 전율, 감시와 처벌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혹한 현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시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됐으며 그동안 시집 '용의 슬픔을 아시나요' 등과 문학평론집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등을 펴냈다.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과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재직 중이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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