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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됐지만 밝혀진건 하나도 없어 가슴 아파"

입력 2020.05.14. 17:19 수정 2020.05.18. 14:58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
전두환, 사죄할 마지막 기회 놓쳐
21대 국회서 특별법 만들어지길
'거짓·선동 처벌' 왜곡·폄훼 말라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

"40년이나 지났는데도 명확히 밝혀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앞으로 2~3년이 5·18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어느새 40년이다. 긴 세월동안 광주 5·18 유공자·부상자·유족회를 비롯해 오월어머니들, 광주시민들, 전국민이 5월의 진실을 밝히고자 피를 흘리며 노력했다"며 "하지만 지금 손에 잡히는 진실은 하나도 없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최근 재개된 전두환 재판에 대해 실망스러워하면서도 '꼭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도 저버리지 않았다.

이 관장은 오월 어머니들과 함께 광주지법에 항의하러 갔지만, 여경들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구호만 외쳤다. 어수선한 상황에 경찰들이 밀치는 힘에 넘어져 무릎을 다쳐 붕대를 감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열렸던 전두환 재판은 5·18 진실을 위해 꼭 해결돼야 할 과제 중 하나다"며 "이번 출석에서 전두환 씨가 혹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죄를 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또 한 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속죄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오월어머니 집 식구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5·18 특별법 등이 통과되는 등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이 관장은 "5·18 진실에 최선을 다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21대 국회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특히 광주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저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와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년 동안 꼭꼭 숨은 진실을 밝혀 중죄를 줄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해마다 찾아오는 5월이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오월어머니들의 많은 나이도 걱정이다. 돌아가신 분들도 꽤 계시고, 상당수가 80~90대이다 보니 최근에는 저마다 "나 죽기 전에 진실 밝혀지길 바란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그는 "오월어머니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아픔을 겪는다. 오죽했으면 '5월'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분도 있다"며 "5·18은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이다"고 말했다.

최근 트라우마 치유를 겸한 목적으로 오월어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오월 꽃이 화알짝 피었습니다'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평소 쉽게 밝힐 수 없는 어머니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전시회였다.

이 관장은 "한 어머니는 남편과 가고 싶은 꽃밭을 그리기도 하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새를 그리고도 했다"며 "4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시위 현장에서 앞장서며 소리 지르는 싸움닭이 돼 어둡고 슬픈 그림을 그릴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화려하고 아름다웠다"고 설명했다.

평소 광주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오월어머니들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대구·경북지역 의료진과 광주·전남지역 의료진에게 각각 518개의 주먹밥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관장은 "국민들의 건강 안전을 위해 신경 써주시는 분들한테 드리는 도시락이다 보니 반찬 하나에도 큰 정성을 쏟았고, 피곤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시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5·18에 대한 왜곡·폄훼를 일삼는 세력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 관장은 "40년동안 진실을 밝혔는데도 여전히 거짓으로 선동하고 현혹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북한군 개입 등 거짓을 선동했던 지만원이 손배소 당한 후 최근에는 잠잠해졌다. 이렇게 거짓말하면 언젠가는 큰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월어머니들은 매년 민주묘지에서 열리던 기념식이 올해 40주년에는 5·18민주광장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아쉬움도 크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65세 이상은 기념식 참석이 금지돼 어머니들의 민주묘지 참배도 힘들 것 같다"며 "군인들의 무자비한 진압과 총칼에도 물러서지 않았던 광주시민의 정신처럼 전 국민이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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