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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소나기처럼" 송암동에서 무슨일이

입력 2020.05.19. 16:59 수정 2020.05.19. 18:11
제40주년 5·18 광주 남구 포럼 열려
3대 민간인 학살 '송암동 사건' 조명
"무차별 학살·실종자 등 연구 필요"
"진상조사위, 과제 포함해 조사해야"
제40주년 5·18 남구 포럼이 열린 19일 오후 2시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저자 이재의 연구원이 '광주 항쟁 당시 송암동·효천역 학살사건'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의 연구원,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 한규무 광주대 교수.

"'드르륵' 갑자기 무엇인가 버스에 와 박혔다. 건너편 산에서 예광탄이 소나기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하얀 메리야쓰를 벗어 각목에 묶어 항복의 의미로 흔들었는데 계속 총알이 날라왔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돼 얼굴을 분간하기 어렵게 죽어있었다", "피를 얼마나 흘렸는지 도랑 물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 남구 송암동 일대에서 발생한 학살 목격자들의 증언 일부다.

당시 21일부터 26일까지 계엄군의 광주외곽 봉쇄작전 중 남구 진월동과 송암동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 이른바 '송암동 학살 사건'은 주남마을, 광주교도소 인근 학살과 함께 5·18 3대 민간인 학살로 꼽힌다. 하지만 4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규명 되지 않고 있어 그날의 진실이 조속히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2시 남구청 7층 상황실에서 제40주년 5·18 남구 포럼이 열렸다.

이 같은 주장은 19일 광주 남구청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남구 포럼'에서 제기됐다. 광주 남구청이 주최한 이날 포럼은 한규무 광주대 교수(해방 이전 광주 남구의 항일민족운동 전통)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저자인 이재의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광주 항쟁 당시 송암동·효천역 학살사건)의 발제와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와 유경남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여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이재의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송암동 학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본격 활동에 돌입한 5·18진상규명위원회가 송암동 사건에서 사라진 사망자 시신 행방을 확인하고 가해자들의 학살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

이 연구원에 따르면 이 사건은 크게 5·21과 5·24로 구분된다. 그는 "21일은 공수부대가 광주시내에서 철수, 외곽 봉쇄작전을 본격화하던 시점과 관련 있다"면서 "이날 낮 광주에서 집단발포 상황을 목격한 시위대가 나주·영암·해남 등으로 빠져나갔다가 광주로 되돌아오는 길에 그 경계인 송암동 일대에서 군에 의해 집단 학살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군의 공식기록에는 3구의 시신만 수습된 것으로 남겨진 반면 목격자들은 12명이라고 증언하고 있어 사라진 9구의 시신에 대한 행방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24일 사건은 그간 알려진 계엄군 간 오인사격의 초점 만큼이나 보복사살 된 민간인 명예회복과 관련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재의 연구원은 "현재까지 계엄군의 오인사격으로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 법적 지위는 '계엄군의 정당행위 중 단순실수로 인한 결과'로 기록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정당행위가 아닌 '불법 내란행위 속 자행된 민간인 학살'인 만큼 그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50대 주부, 청년들은 물론 초·중학생까지 무고하게 희생을 당하며 평화로웠던 농촌마을은 순식간에 살육과 공포의 현장이 됐다"고 꼬집으며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집단 트라우마, 가정파탄 등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간접 피해에 대한 조사도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의 연구원은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 경위를 밝히는 것이 남아 있는 자들의 역할"이라며 "이제는 잃어버린 광주시민들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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