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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전서 사유 날개 펼쳐보세요

입력 2021.01.04. 17:34 수정 2021.01.04. 17:45
'시가 꿈꾸는 그림…' 19일까지
시인 이효복·박현우 시편 바탕
전정호·홍성담 등 미술행동 그림
만장·판화·조각…다양한 장르에
시 녹여내는 한편 독자성도

생태, 평화 등의 현장에서 미술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미술행동 회원들이 다양한 형태의 시화를 선보인다.

그간 시를 압축해 그림에 담아낸 시화(詩畵)가 일반적이었다면, 이번 시화전 작품들은 한 두가지의 시어를 모티브로 작업해 독자적 작품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시화전 '시가 꿈꾸는 그림 그림이 꿈꾸는 시'가 19일까지 화순 도곡에 위치한 시 카페 '첫눈'에서 열린다.

이효복 시 '완연한 봄'(왼쪽)과 박현우 시 '거울을 닦다가'를 담아낸 홍성담의 시화.

전시되는 시는 이효복 시인의 시집 '나를 다 가져오지 못했다'와 박현우 시인의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속 16편의 작품이다. 시편을 그림에 담아낸 이들은 미술행동 멤버 8인 김화순, 김희련, 전혜옥, 박성우, 천현노, 홍성민, 전정호, 홍성담이다.

이번 시화전은 민중미술 선두에 서있는 홍성담 작가와 70~80년대 반체제 운동에 뜻을 같이 해온 이효복, 박현우 부부 시인과의 인연에서 시작된다. 두 시인이 최근 각각 시집을 내자 홍성담 작가가 이들의 시를 모티브로 한 시화전을 제안한 것.

이에 당시 민중운동을 주도했던 전정호, 홍성민 등 민미협 출신 작가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는 미술행동이 응하게 되면서 전시가 성사됐다.

박현우 시 '친구'(왼쪽)와 이효복 시 '어디에선가'를 담아낸 홍성민의 시화.

특히 이번 시화전은 보통의 시화전과는 결을 달리 한다. 작품들은 시편을 담아낸 시화로, 한편으로는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또다른 하나의 작업물로 역할한다. 시와의 연계성을 갖는 동시에 독자성을 갖는다.

이번 시화전을 기획하고 작가로 참여한 홍성민 작가는 "많은 시화전을 참여하면서 아쉬웠던 것들을 바탕으로 작업 전, 서로 공유하고 공감했던 것이 '시편을 보고 떠오르는 단어 한 두개만 추적해서 작업하자'는 것이었다"며 "시의 열가지 모두를 담으려하지 않고 한 가지만 담아내 나머지 아홉가지는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작가는 "이 때문에 이번 시화전의 작품들은 시화로도, 시에서 모티브를 얻은 독자적 작품으로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장에 그려진 파란 색채의 매조, 거울에 그린 도깨비 형상의 자화상…. 시화의 형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채로운 오브제를 사용해 조각과 설치, 회화, 판화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시 안의 키워드들은 벽면을 종이 삼아 떠다니고 전시장에는 음악 대신 시인이 직접 녹음한 시낭송이 울려퍼지는 등 전시장 전체가 시와 그림이 만나고 충돌하는 장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이들은 감상자의 상상력을 무한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홍 작가는 "인문학 최고의 정점이 사유와 철학인 것처럼 그림 또한 마찬가지다"며 "코로나19로 지쳤을 많은 분들이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시화전을 찾아 사유의 시간을 갖고 잠시나마 시름에서 벗어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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