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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우승주역들<1> '득점왕' 펠리페 "내 생애 최고의 한 해"

입력 2019.11.11. 17:34
"브라질보다 한국 우승 더 값져"
가장 기억 남는 경기는 안양전
박 감독 지도력에 자신감↑비결
슈팅을 날리는 펠리페. 광주FC 제공

편집자 주-프로축구 광주FC가 창단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다음 시즌부터는 K리그1에서 뛴다. 당초 K리그2 중위권 전력이던 광주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뜨거운 활약 덕분이다. 우승 주역들을 만나 한 해를 마친 소감과 강팀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비결 등을 들어봤다.

“우승에 득점왕이라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행복합니다. 박진섭 감독의 지도와 선수들간 끈끈한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에는 득점왕 펠리페 실바(28·FW)가 있다. 펠리페는 주포로 활약을 펼치며 광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그라운드에 서면 광주는 골 걱정이 없었다. 193㎝·90㎏의 피지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격은 언제나 막강했기 때문이다. 펠리페는 높이뿐만 아니라 킥 능력도 뛰어났다. 골문 앞에서 침착한 플레이로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19골 3도움 등 K리그2에서 가장 골을 많이 뽑아내는 선수가 됐다.

펠리페는 “사실 우승까지 생각지도 못했다. 시즌 초반에 팀 분위기가 좋았던 덕분이다. 19경기 무패를 이루면서 선수들 사이에 신뢰가 두터워졌고, 팀은 하나가 됐다. 이후 경기도 잘 풀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펠리페의 우승은 처음이 아니다. 자신의 고향인 브라질에서 달성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단언컨대 프로 경력상 최고의 한 해라고 생각한다. 고향 지역리그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서 이룬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또 다이렉트 승격은 생각 못했는데 운도 잘 따라 줬다.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 남는 경기는 FC안양과의 대결이었다. 광주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안양전, 이후 복수에 성공했던 안양전을 잊을 수 없는 승부로 꼽았다.

펠리페는 “안양전 1-7로 대패했을 때 위기를 느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방심했던 경기였다”면서 “충격적인 패배라 생각했는데 초반에 잘해놓은 덕분에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박진섭 감독이 ‘1-7로 지건 0-1로 지건 똑같은 1패라고 생각하라’했던 말이 도움이 됐다. 잊으려고 하다 보니 점점 좋아지더라”고 회고 했다.

이어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이후 안양과 다시 붙었을 때는 4-0으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오랜만에 멀티 골을 넣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진섭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박 감독의 지도력과 조언 등에 큰 도움을 받은 것이다.

펠리페는 “박진섭 감독은 지금까지 만나본 지도자 중에 가장 좋은 감독이었다. 한국 감독은 엄격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선수들에게 먼저 신뢰를 줬다. 훈련이나 플레이 때 일방적인 지시보다 ‘너의 생각은 어때’하며 물어보더라. 이런 것이 자신감을 생기게 만들었다”며 “이런 상호작용에 빠르게 ‘원팀’이 됐다. 여기에 생활면에서도 자유롭게 해줬다. 구단에서 숙소 등 도움을 받아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펠리페의 선전에는 성실함과 팀플레이 정신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펠리페는 “개인 목표는 없었다. 오직 팀이 승격하기만을 생각했다”며 “원래 개인 목표는 세우지 않는 편이다. 굳이 있었다고 한다면 매 경기 골을 넣어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매 경기 골을 만들어내는 그의 경기력에 상대팀의 견제도 심했다. 수비수 2~3명을 달고 플레이 하는 일은 흔했다. 때로는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잘 극복해내자 상대팀들은 언어로 펠리페를 도발하기도 했다.

펠리페는 “시즌 초 수비는 격하지 않았는데 시즌이 갈수록 심해지더라. 감독이 '너의 플레이를 하라'고 지시했는데 어려웠다”면서 “포르투갈어로 거친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에는 깜짝 놀랐다. 나도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제 펠리페는 K리그1에 도전한다. 올 시즌처럼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리그1은 브라질에 비해 공격 전개가 빠르고 수비도 거칠다. 또 상위리그 팀들과 맞붙게 된 만큼 더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야 한다.

펠리페는 “내년에는 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다. 상대팀이 모두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승리하고 싶다. 전지훈련부터 감독과 선수들이 뭉쳐 다시 ‘원팀’이 되면 좋은 성적을 얻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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