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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봉준호 나비 효과

@김영태 입력 2020.02.17. 18:25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나비효과’라 한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소소하지만, 나중에는 폭풍우와 같은 큰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은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킨다’, ‘중국 북경에서 나비의 날갯짓은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킨다’ 등 각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여러 버전이 있을 정도다.

나비효과는 본래 과학 이론이었지만 현재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나비효과는 지난 1952년 미스터리 작가인 브랜드버리의 시간여행에 관한 단편소설 ‘천둥소리’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를 대중에게 전파시킨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였다. 로렌츠는 지난 1961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초기 값인 0.506127 대신 소수점 이하를 일부 생략한 0.506을 입력했다. 하지만 그 차이로 인한 결과는 크고 놀라웠다. 0.000127이라는 근소한 입력치 차이는 완전히 다른 기후패턴 결과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4관왕을 수상하며 적지않은 나비효과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예 ‘봉준호’ 붐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지역에서의 파장도 적지 않다. 장성에서는 지난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 첫 촬영지임을 강조하며 지역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형사 박두만이 백광호를 범인으로 몰아가며 끌고 간 숲이 축령산 인근 산자락이고, 피해자 이향숙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로 설정된 농경지는 장성군 황룡면에 자리하고 있다. 신동철 반장이 신문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거리 뒤편의 공장은 고려시멘트이고, 울한 회색빛을 내기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공장의 벽을 다시 칠했다는 에피소드가 전하며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효과가 악용된다는 데 있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든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엮어 보려는 정치권의 파렴치한 행태들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숟가락을 얹는 것도 분수가 있다.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봉준호 나비 효과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

김옥경 사회부 부장대우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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