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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쾌락 적응

@최민석 입력 2020.08.10. 18:54 수정 2020.08.10. 18:59

고대 그리스 철학의 완성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궁극적 목적을 '행복'으로 규정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모두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행복하다는 말처럼 행복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주위에 부러움이나 선망의 대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창밖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행복감은 욕구 충족이 정점을 이룰 때 하향곡선을 그린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부른다. 이 이론은 미국의 저명한 긍정심리학자인 소냐 류보머스키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창안했다. 그는 지난 2013년 국내 출간한 '행복 신화'를 통해 이 이론을 제시했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는 끝이 없다. 고3은 명문대생이 되고 싶고, 결혼적령기의 남녀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싶고, 결혼 후에는 경제적 부족함 없이 예쁘고 영리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어한다. 가난한 이는 부자가 되고 싶고, 번듯한 직장과 새차, 넓고 좋은 아파트를 가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이나 목표가 채워져도 그 행복감은 짧은 순간에 그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호들이 즐비한 미국 억만장자들보다 하루 2달러도 채 안 되는 소득으로 삶을 사는 방글라데시인들의 행복감이 더 크다는 통계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과 50일 넘게 지속된 장마 영향 등으로 우울증과 불안증세가 심해져 병원을 찾거나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회·경제적 혹은 계절적 요인으로 쾌락 적응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쾌락적응을 벗어나 삶 속에서 행복감을 누리려면 순간의 욕망에 집착하지 않고 작고 소소한 일상과 경험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소유욕이 아니라 맑은 공기와 한 잔의 커피, 집주변 공원산책이나 한적한 바닷가를 걷고 좋은 이와 소소한 식사 한 끼를 하며 가지는 감사와 긍정의 마음이 어두운 '코로나 터널'을 통과하는 지혜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기쁨과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좋아 보이는 사람은 많아도 좋기만 한 인생은 없다. 최민석 문화체육부 부장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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