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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위대한' 우연과 실수

@윤승한 입력 2020.11.26. 18:23 수정 2020.11.26. 19:06

종종 우연이나 사소한 실수가 위대한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지곤 한다. 페니실린, 백신, 심박조율기 등이 그렇다.

페니실린은 최초의 항생제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다. 이 발견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1928년 여름 영국의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창문을 열어놓은 채 깜빡 잊고 포도상구균 배양 접시를 배양기 밖에 꺼내 놓고 휴가를 다녀왔다. 돌아와서 보니 접시 위에는 푸른색 곰팡이가 피어있었고 그 주변의 포도상구균은 깨끗이 녹은 상태였다.

아래층에서 실험 중이던 곰팡이가 열린 창문으로 날아와 배양 접시에 달라붙어 균을 죽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페니실린은 세균에 의해 죽어가던 인류를 살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면역학의 토대가 된 백신도 '우연'이 겹쳐진 위대한 발견이었다. 1879년 닭 콜레라균을 연구하고 있던 파스퇴르는 어느 날 닭 콜레라균을 건강한 닭에 주입했는데 그 닭이 가볍게 앓다 회복하는 걸 확인했다. 그 때 주입된 균은 파스퇴르 자신도 모르게 방치해 뒀던 것이었다. 그 동안 균의 독성이 약해진 게 백신 개발의 단초가 됐다.

1950년대 개발된 최초의 이식용 심박조율기는 위대한 인공 인명구조 발명품으로 꼽힌다. 심박조율기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뛸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미국의 엔지니어 윌슨 그레이트배치는 심장박동 소리 기록장치를 연구하던 중 실험기에 잘못된 전자부품을 조립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는 그 실험기가 소리를 기록하는 대신 심장과 같은 박동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게 바로 심박조율기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효능이 최고 90%에 달한다. 그런데 그 90%란 경이적인 효능이 사실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실수로 정량의 절반만 투여해 얻은 결과라고 한다. 이 회사의 책임 연구원은 "단순히 우연이었다"고 했다.

우연만으로 위대한 발견이 나올 순 없다. 각고의 노력이 선행됐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준비 안된 사람에게 우연과 실수는 말 그대로 우연이고 실수일 뿐이다. "행운은 마음의 준비가 있는 사람에게만 미소를 짓는다." 파스퇴르의 명언이다. 곱씹어볼 만하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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