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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앙숙과 동지

@류성훈 입력 2021.01.19. 18:40 수정 2021.01.19. 18:43

앙숙(怏宿)은 원한을 품고 서로 미워하는 것을 뜻한다.

라이벌, 견원지간(犬猿之間)과 같은 말인 앙숙지간은 살면서 누구나 한명쯤은 있었거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는 잘 소통이 되는데, 묘하게 앙숙 상대에게는 막히고 꼬인다. 서로 다른 가치가 상호 공존하기 때문에 앙숙지간이 생긴다.

동화 속 대표적인 앙숙지간은 개와 고양이, 토끼와 거북이로 꼽힌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다. 개와 고양이는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거린다. 개와 고양이의 사이가 나쁜 이유는 같은 뜻을 반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세워 살랑살랑 흔들고, 화가 나면 꼬리를 내린다. 반면 고양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내리고, 화가 나면 꼬리를 든다. 이 둘의 감정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앙숙지간으로 보이는 것이다.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토끼와 거북이도 앙숙이다. 이솝우화에서는 달리기 경주로, 별주부전에서는 토끼간을 사이에 두고 대결을 펼치면서 이들의 꾀와 꾀 대결을 통해 서로 속고 속이는 앙숙지간으로 묘사했다. 모두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오해해서 결국 서로 상처를 받는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을 내 잣대로만 재단하고 오해해 앙숙지간이 된다.

최근 지역정치권의 핫한 뉴스가 있었다. 박시종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돌자, 공교롭게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그 자리는 이 대표 측근의 갑작스런 비보에 공석으로 비워두던 중 여러 '희망자'들을 제치고 박 전 행정관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박 부실장은 대표를 보좌하며 중요한 미션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둘은 지난해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민주당 경선을 치른 경쟁자다. 박 부실장은 경선에서 이겼지만 권리당원 과다 조회로 재경선이 치러져 고배를 마셨다. 그 과정에서 공천장을 두고 서로 난타전을 벌여 앙숙지간으로 번졌다. 그런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둘이 또 '적'으로 만난 모양새니 지역정가의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국가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시점에서 개인 '악연'으로 치부하기엔 억지에 가깝다. 정권재창출이란 대명제 앞에 광주·전남은 현명한 선택과 더불어 화합하고 똘똘 뭉쳐야 한다.

류성훈 사회부장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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