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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뮤지션’ 루시드폴, 반려견과 신보 발표

입력 2019.12.16. 15:54
반려견 보현과 함께 앨범 작업
‘콜라비 콘체르토’ ‘산책갈까’ 등
야채 씹는 소리·문 긁는 소리 채집
“주체적으로 작품 만드는 느낌 담아”
28~29일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루시드폴

‘농부 뮤지션’의 미국 대표가 제이슨 므라즈라면, 한국 대표는 루시드폴이다. 제주에서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 귤 농사를 짓는 루시드폴은 그런 마음으로 음악도 지어낸다.

16일 발매한 정규 9집 ‘너와 나’를 위해 최근 신사동 안테나뮤직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음악처럼 음미할 수 있는 과즙이 가득 차 있다.

이번 앨범의 특징은 루시드폴이 그의 반려견 보현과 함께 만든 앨범이라는 점이다. 반려견이 뮤지션과 대등한 위치에서 음악을 만드는 주체로 참여한, 대중가요 역사상 최초의 사례라는 점을 루시드폴과 소속사 안테나뮤직은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犬)와 협업을 해서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이 단순 수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후 6시에 미리 공개된 앨범 수록곡 ‘콜라비 콘체르토’를 들어본 사람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얻는다.

‘콜라비 콘체르토’에서 콘체르토는 협주곡이라는 뜻. 보현이 콜라비를 씹을 때 나는 소리를 채집해서 그래눌라 신테시스(granular synthesis)를 통해 템포와 음의 높낮이를 변주해 곡을 만들었다. 그래눌라 신테시스는 소리의 작은 단위부터 출발해 이를 배열, 가공, 조합해 다른 차원의 사운드를 만드는 디지털 음악합성 기법 중 하나를 가리킨다.

루시드폴은 “‘콜라비 콘체르토’는 보현이 직접 연주하고, 넓은 범주의 의미에서 작곡까지 한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편곡을 한 거죠”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보현이가 야채를 먹을 때 나는 소리를 채집해서 조금 편곡을 한 뒤 그대로 앨범에 실었어요. 크레디트에 보현이 이름이 올라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보현이와 협업 앨범을 스페셜 앨범으로 내려는 계획을 바꿨어요. 아예 정규음반으로 내게 된 거죠. 반려견이 감상하기 위한 존재가 아닌 주체적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느낌을 싣고 싶었거든요.”

‘산책갈까?’는 짖는 소리, 문을 긁은 소리 등 보현의 소리로 80%를 만들었다. 보현이 사진집도 함께 내는 루시드폴은 “사진으로 모습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소리를 채집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기록해놓으면 마치 소리의 DNA를 영원히 매체에 남겨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루시드폴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넘겼다. 1998년 인디밴드 미선이로 데뷔, 2001년 첫 솔로 앨범 루시드 폴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다. ‘오, 사랑’(2005) ‘국경의 밤’(2007) ‘레 미제라블’(2009) ‘아름다운 날들’(2011) ‘꽃은 말이 없다’(2013) 등 감성적인 멜로디와 서정적 노랫말로 ‘음유시인’이라 불리며 마니아를 양산했다.

루시드폴은 오는 28일 오후 6시와 29일 오후 5시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 ‘눈 오는 날의 동화’를 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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