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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 브랜드작품과 문화관광, 세계화

@조덕진 입력 2020.02.17. 18:53

40년만의 일이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을 기리기 위한 지역문화기관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40주기에도 내놓을 만한 작품 하나 없이 기념작이나 만들고 있는 처지가 부끄럽지만 뒤늦은 잰 걸음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재)광주비엔날레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립예술단,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이 일제히 40주년 특별전, 특별공연 준비에 들어갔다. 신명과 토박이 등 그간 ‘오월’ 명맥을 유지해온 민간 예술인들의 움직임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40주년에 ‘특별히’ ‘기념’하고 말지는 않을까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들 움직임의 일부에 ‘40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나부껴서다.

그럼에도 최근의 움직임 중 향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사안들이 눈길을 끈다.

미리 말하자면 공공과 민간 영역이 함께 ‘오월’을 노래하는 균형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하나는 시립예술단의 5·18 작품 브랜드화 천명이고 다른 하나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5·18 콘텐츠 영화 전국공모와 광주시의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5·18 콘텐츠 작품 지원이다. 시립예술단은 40년만에야 5·18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면서도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지역의 대표적 브랜드작품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광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5·18 콘텐츠에 대한 지정공모를 시작했다. 마침내 광주의 부끄러운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틀이 마련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역 미술인, 전설적 극단 신명을 비롯한 연극인들의 열정과 눈물로 만든 작품들이 전부였다.

올해 처음 선보인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5·18 영화공모에는 전국적, 세계적 감독들이 참여했다. ‘위로공단’이란 영상작품으로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 은사자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임흥순 감독도 이번 영화제작 공모에 당선돼 5·18 작품을 제작한다. 그의 작품이 전세계 극장가를 누비게 될 날을 상상해보라.

공공영역에서 시립예술단이 끊임없이 5·18 작품들의 작품성을 향상해가고, 민간영역에서 광주 예술인과 전국 영화인들은 5·18 콘텐츠 지정공모를 통해 오월을 소재로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침내 5·18의 일상화 혹은 브랜드화를 위한 공공과 민간이라는 두 개의 날개,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가 열린 것이다. 그너머 1980년 민중항쟁을 기반으로 탄생한 광주비엔날레, 항쟁의 심장부에 둥지를 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전시예술의 중심 광주시립미술관 등 이들을 중심으로한 예술영역의 문화담론이 묵직한 무게감으로 중심을 받친다.

이들이 1980년 5월을 치열하고 우아하게 고민해가면 10년 후, 20년 후 어느 날엔가는 ‘광주’가서 그 작품을 꼭 봐야하는 날이 올수도 있지 않을까. 소위 브랜드작품을. 국립묘지와 문화전당을 찾는 이들은 물론이고 하나의 과정처럼 들러보고 싶은.

여기서 잠시 봉준호 감독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가 지난 9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밝힌 소회의 한 대목이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이 말을 어렸을 때부터 가슴에 새겨왔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의 소회는 40주년을 기점으로 5·18 브랜드 작품을 꿈꾸는 광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덕진기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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