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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스케치- '세계여성의 날', 세상 모든 약자를 위한

@조덕진 입력 2020.03.09. 18:26 수정 2020.05.18. 19:00

지난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으며 다시 한 번 '사회적 약자'의 처지와 우리사회 인권을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아슬아슬한 낙인찍기와 배제, 혐오의 강을 건너면서 112년전 미국 뉴욕에서 외친 여성노동자들의 절규를 되뇌어 본다.

1908년 3월8일 뉴욕 여성노동자들의 거대한 함성은 단순히 여성이나 노동자의 범주가 아니다. 단지 'XX'라는 이유로 형편없는 작업장과 임금을 강요당하는, 차별과 배제를 당해온 세상 모든 약자들의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산업혁명으로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해지며 노예나 남성 등으로 충당이 어려워지자 영국과 미국 대도시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찾아나섰다. 시골의 젊은, 어린 여성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들의 작업장이나 처우는 끔찍한 지경이었다. 급기야 화재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죽자 거리로 나와 죽어간 이들을 기리며 근로여건 개선, 임금인상, 참정권 보장 등을 외쳤다.

100년도 더 전 일이니 옛날 이야기거리거나, 남의 나라 일로 알고나 가면 좋으련만 뉴욕서 울려퍼진 절규가 끔찍하게도 우리사회 일상으로 버젓이 작동하고 있다. 산업혁명기 절규가 현재진행형으로 소리없는 메아리를 이룬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저임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

열악한 환경은 컨베이어 벨트에 죽어간 고 김용근씨를 비롯해 산업현장과 건설현장 등 외주화된 위험을 안고 사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일상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역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상징되는 우리사회 불합리와 불평등, 차별의 일상 중 하나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별도 눈물 겨운데 그 안에서 여성은 또 한 번의 차별을 더 당한다. 기본 소득당의 8일 논평을 보면 2019년 소득평균은 남성임금을 100으로 보면 여성은 64%이다.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들어가면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남성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56%인데 비해 여성 비정규직은 남성 정규직의 37%에 불과하다.

한국의 수치스러운 기록 중 하나다. 성별임극격차는 34%로 OECD 1위다. 기록적인 건 OECD가 지난 2000년 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30% 대 국가는 유일무이하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사회는 '여자들이 살만한 세상'이라느니 '여자들 무섭다'느니 등등의 비아냥이 넘실거린다. 심지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되는 혐오범죄까지 벌어지고 있다. 위험한 것은 이같은 차별과 배제가 일상화된 사회는 언제든 대상만 바꿔서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여성'의 자리에 'XX'든 'ZZ'든 그 누구도 대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차별과 혐오를 범죄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처벌도 중요하다. 인권위원회가 다행히 차별금지법을 오는 9월 국회에 상정해 연내 제정할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성애를 비롯한 그 어떤 환경적 이유로 차별받지 않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포석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유엔이 정한 올 3·8 여성의 날 주제는 '내가 세대 평등이다: 여성 권리 인식하기'(I am Generation Equality: Realizing Women's Rights)다. '여성'을 세상의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대명사로 만들어보면 좋을 듯하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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