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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스케치- ‘검토’라니! 천부당만부당하다

@조덕진 입력 2020.04.20. 18:44 수정 2020.04.21. 14:30
'비례대표 0번 조이를 국회로'

미래한국당 김예지 당선인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문턱 넘어서기에 정의당이 나서며 아름다운 국면이 연출됐다. 미래통합당이 정의당에 감사를 표하고 국회사무처도 '조이'의 국회 본의의장 출입 '검토'에 착수해 허용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일견 아름다운 이 감동스토리, 슬프고 부끄럽다. 블랙코메디가 따로 없다.

국회의원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 '검토' 자체로 수치다. 인권의식이니 장애인 인권 감수성이니를 논할 계제도 아니다. 소위 이 나라 최상위특권계급이라는 국회의원도 장애 앞에서는 '장애인'일 뿐인 것이다. 지난 2004년 17대 국회 때 시각장애를 지닌 정화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끝내 보좌진 안내로 출입해야했다. 막장드라마에 다름아니다.

안내견 출입은 '당선인'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존엄에 관한 문제다. 안내견 불허는 시각장애인에게 타인의 도움을 강제하는 일이다. 허용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인격권 침해에 다름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공직자에게 타인의 도움을 강제하는 것을 당연시해온 사회라니. 이곳 인권감수성은 바닥이라고 해도 할 말 없다.

국회의원 뿐아니라 누구라도, 안내견과 함께 움직이고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어야한다. 소위 평등이니, 공정이니 하는 이름은 이런데 같다 붙여야 할 것이다.

이런 처참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변화에 대한 한 가닥 기대감이 몽실거린다.

인권침해, 반인륜적 막말을 자행한 자들에게 국민이 엄격한 심판을 내렸다. 다른 한편 각 분야의 대표성을 지닌 인물들의 손을 들어줬다. 장애인, 여성, 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와 계층, 계급을 장식용으로 악용하는 특정 정당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장애여동생의 삶을 통해 우리사회 장애인에 대한 인식, 장애인 제도 문제에 공감을 불러일으킨 정의당 당선인 장혜영 의원 이야기다. 그녀는 장애 여동생의 삶을 통해 많은 감동과 사유를 제공한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 감독이기도 하다.

그녀는 묻는다. "왜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되어야 할까"(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 작가노트 중) 장애인 시설의 강제된 고립에 대해 질문한다. 외딴 산꼭대기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살아야하는 시설의 삶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소위 '장애인을 위한'다는 많은 정책들이 사실은 '직·간접적인 폭력'인 경우가 많다. 이같은 '자연스러운 폭력'은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약자에 대한 천박한 인식에 또아리를 튼다. 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사회 '약자'를 얕잡아보는 천박함.

20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을 즈음해 지역 장애인들이 '같이 타자! 함께 살자!'란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나섰다. 장애인의 이동권보장, 탈시설-자립권,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이들의 요구가 너무 일상이어서 아프다. "차별 없는 인권의 도시에 살고 싶습니다. 차별 없는 광주를 위해 함께 요구합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더이상 요구나 바람이 아닌 현실이기를 꿈꿔본다.

인권도시 광주가 새 시대에 또 하나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기를.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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