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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광주 ‘오퍼레이션 파이널’ 단죄는 언제

@조덕진 입력 2020.05.11. 19:23 수정 2020.05.18. 18:57

1960년 5월 11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치 장교 출신 아돌프 아이히만을 전격 체포한다.

놓칠 것을 우려한 모사드는 아이히만이 도망가 있던 아르헨티나와 사법 공조도 하지 않았다. 외교논란을 감수하고, 말 그대로 불법납치로 민족의 원수를 잡아들인다.

2차 대전 말기 나치 차관급 고위인사들이 '반제회의'에서 유대인에 관한 '최종해결책(Operation Final)'을 결정한다. 유대인과 과장 아이히만도 이 자리에 참석, 유럽 각국의 유대인 현황(학살대상자) 리스트(아이히만 리스트)를 정리했다. 종전후 1945년 미 육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아이히만은 신분을 숨기고 이듬해 탈출한다.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이름으로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았다. 모사드는 끈질긴 추적 끝에 그를 잡아들여 자국 법정에 세운다. 1961년 4월11일 이스라엘서 열린 이 세기의 재판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이 전범 재판을 담아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은 이후 현대 철학과 문학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모사드의 체포작전을 담아낸 영화 '오퍼레이션 파이널'은 대중의 관심속에 극장가를 달궜다. 헐리우드의 홀로코스트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4월27일 광주에서 수치스런 재판 하나 열렸다.

1980년 불법적으로 군을 동원해 정권을 거머쥔,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이었다. 전씨가 광주에서 자행된 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출판물에 적시한 사건이다.

그의 변호인이란 자는 전씨의 무죄가 '대한민국 명예회복'이라 강변하고 전씨는 '대한민국 아들'이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헬기사격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라 해도 있을 수 없는 발언이다. 버젓이 증언자인 전일빌딩이 245발의 헬기총탄 상흔을 온몸에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도다. 그 '대한민국 아들들'이 장갑차와 탱크, 총칼로 자국국민(광주시민)을 학살했던 사실은 어찌할 것인가. 이 아들들을 살인범으로 만든 자는 누구인가.

1980년 5월의 불법·무법적 범죄행위의 최종 명령자, 최고 결정권자로 추정되는 당사자가가 함부로 뇌까릴 말은 아니다.

오는 18일은 광주민중항쟁 40주기다.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옛날 이야기지만 어떤 이에게는 생생한 아픔이다. 가족을, 이웃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40년전 5월 18일은 언제나 오늘이다. 눈앞에서 아이 가진 아내를 총탄에 잃어버린 남편, 고등학생을 주검으로 맞아야했던 부모, 어린 딸의 성폭행 참상을 평생을 감당해야 했던 그들이다..

계엄군으로부터 자식과 부모형제, 이웃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모여 서로를 보호하던 옛 전남도청, 그 앞 분수대광장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40주기 기념식이 열린다. 칠흙같이 차단된 외로운 '섬'에서 매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나누며 '민주대성회'와 '시민궐기대회'로 광장민주주의를 일궈냈던 분수대 광장.

항쟁의 심장부이자 아름다운 공동체, 뜨거운 인류애의 상징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식이 1980년 5월의 진실의 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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