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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문화전당 공공미술 유감

@조덕진 입력 2020.06.15. 23:10 수정 2020.06.16. 10:35

퐁피두센터 뒤편에 600평방미터나 되는 대형 분수 하나 있다.

스트라빈스키 분수라 불리는 이 분수에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작품들이 물 위를 유영한다. 친근하거나 더러 기괴하기도 한 형상으로 강렬한 색채로 존재감을 자랑한다.

얼핏 보면 장난감인가 싶은 이 16개의 작품들이 바로 세계적 미술관 뒤편 이름 없는 분수를 세계적 명소로 만든 주인공들이다. 이 설치작품들은 키네틱아트(움직이는 미술) 선구자인 스위스 조각가 장 팅겔리와 프랑스 니키 드 생 팔레 부부의 공동작품이다.

퐁피두센터 뒤편의 분수는 이들 작품으로 파리의 또 하나의 명소로 이름을 올린다. 더러는 그런 유명한 곳인 줄 모르고 쉬어가는 곳이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명소 중 하나다. 알건 모르건 주변에 걸터 앉아 지친 다리 쉬어주면 그만이다.

화려함, 호기심, 유명세만이라면 자칫 그저 그런 곳 중 하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알다시피 퐁피두센터는 당시 쇠락한 파리의 보브르지역을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으로 추진된 거대 프로젝트였다. 허나 퐁피두센터가 개관하고도 큰 변화는 오지 않았다.

뒤편 분수 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파리의 지식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인근에 음향연구소가 들어섰던 즈음이다. 당시 작곡가 겸 지휘자였던 피에르 불즈가 '분수'라는 주제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파리시에 제안했다. 조각가로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의 현대적 선구자였던 팅겔리와 생 팔이 선정됐다. 고정된 조각품이나 설치되던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도였다. 1981년 쟈크 시라크 파리시장때 완성됐다.

그렇게 파리의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 건축사 손주휘씨의 '스케일(Scale)'이라는 작품이 설치됐다. 젊은층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하늘마당에 생기를 주기 위해 마련했단다. 지난해엔 전당 앞마당 입구 처마에 '물고기의 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앞서 지난 2017년 프랑스 내로라하는 디자인 기관과 협업해 중국 왕두, 한국 최정화·이불 등 6명의 작품을 전당 곳곳에 배치했다.

그런데 뭔가 2% 갈증이 앞선다. 세계적 기관이 선정한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다만 이들 작품은 어느 날 '짠'하고 나타났다. 명성 등 권위에 기댄 예술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더 아쉬운건, 전국 어디, 세계 어디다 내놔도 어울릴 법한 작품들로 문화전당만의 특색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든 작품이 그럴 필요야 없겠지만 전당을 상징할, 혹은 문화전당에서나 볼 수 있는 공공미술작품이 있는지 지금이라도 살펴볼 때가 아닌가 싶다.

파리 예술인과 지식인들이 분수 공공미술 작품 설치 하나를 두고 머리를 맞댔던 것처럼, 하여 창의적이고 기발한 작품하나, 시쳇말로 관광 효자 작품 만들어냈던 것처럼 해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전당 공공미술품 설치를 놓고 예술인, 지식인들이 모두 모여 고민하는 거다. 전국의, 아시아의, 아니 세계 작가들이 공개경쟁을 히는거다. 지정공모든, 공개공모든 공모라는 무대에서 예술인들이 치열하게 문화전당을, 광주를 탐구하는 거다.

탐구는 관계의 초석이 되고 뜨거운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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