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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당신의 ‘상식’은 안녕한가

@조덕진 입력 2020.08.10. 18:17 수정 2020.08.10. 18:49

원피스가 무슨 죄인가.

최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국회 등원을 둘러싸고 일부의 공격이 경악스러운 지경이다.

뜬금없이 술집 마담이 호출 당하고, 여성을 얕잡아 부를 만한 온갖 어휘들이 등장했다. 허나 이들이 기를쓰고 총 동원한 비난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적 신분에 대한 화석화된 인식 수준이 전부다. 서글프기 짝이 없다.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괜찮다는건가. 맥락에 관계없이 마녀사냥하듯 한 젊은 '(여성)의원'을 물어뜯는 이 기괴한 현상. 우리사회의 병적 징후로 밖에 달리 해석할 방도가 없다.

진짜 위험은 미디어다. 소위 전통 매체라는. '왜' 원피스를 입었는지, 드레스 코드와 국회의 품격은 무슨 상관관계인지 등을 살피기보다 혐오 표현을 적나라하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격에 '가세'한다. 그 옷이 얼마라더라 하는,  포르노식 중계는 혐오보다 더 저급하다. '의정 활동 중 기자들이 복장과 가방 브랜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의 최근 한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물론 정치인의 의상은 옷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들의 의상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기도한다. 정통 언론이 정치인의 드레스코드를 심층 분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바마의 편한 복장은 자유로움을 상징한다'는 식이다. 색깔이나 스타일에서 정파적 위치, 정치인으로서 그의 행동과 연관해서 해석된다. 성별로 논의되거나 특정 성이라는 점에 시선을 들이대지는 않는다.

알려진대로 류 의원의 원피스는 기획된 이벤트였다. 전날 있은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 청년다방'의 창립행사에서 그날 입은 옷을 다음날 본회의에 입고 출근하자는 것이었다.

재미 있는 것은 소위 '논란'의 이면에 국회라는 장소에 대한 특정한 전제가 반영됐다는 점이다. 엄숙한 국회, 국민을 대표하는 곳. 다른한편 이는 실로 터무니없다. 국회가 그토록 신성하고 엄숙한 곳이었던가. 우리사회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직업군 1위가 국회의원이라는 점에 이르면 당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토록 신뢰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대표기관을 무시했느니 하는 주장은 공격을 위한 빌미일 뿐이다. 존중은 강제된 권위가 아니라 신뢰의 정도에 달려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 '상식'-네티즌과 일부 언론이 주장하는-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도 생각해봐야한다.

그 상식이라고 하는 것은 시대에따라 바뀔뿐더러 더러는 반인권적인 경우도 허다하다. 전통적인 성역할을 비롯해 이 상식들은 많은 경우 강력히 반박된다.

이슬람권의 소위 명예'살인'. (특정 종교나 민족을 비난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관행은 생명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전통이니 관습이니 명예니 하는 상식에 대해 엄숙하게 되묻게 하는 대표적 예 중 하나다.

국제 인권단체와 여성단체(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여자아이인 경우가 많다)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수없이 개선을 요구했지만 범죄적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엔 이란서 14세 소녀가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를 피해 사랑하는 이와 도피를 했다가 붙잡혀 부모에게 살해당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사형에 해당되지만 이런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부모나 친척은 명예를 인정받기도 한다고 한다. '자신의 조건으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차별금지법을 대놓고 반대하는 일부 집단과 뭐가 다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상식이란 무엇인가. 내 상식이 누군가를 옥죄거나 누군가의 존엄(생명에 다름없는)을 해치지는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및 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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