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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코로나 블루'도 방역과 치료가 시급하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2020.04.02. 13:49 수정 2020.04.02. 20:13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질병에 의한 직접적 건강 악화 외에 연속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고립감·소외감·피로감 등을 호소하는 등 정신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불편감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감염 불안, 외부 단절, 경제·사회적 위기 등을 통해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함을 뜻하는 블루(blue) 합성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는 불안·공포, 감염병 관련 정보 검색 집착, 의심 및 경계, 외부 활동 감소, 무기력, 스트레스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여파는 개인이 느끼는 감정의 범위를 넘어서서 전 사회적인 집단의식 차원의 사회적 질병 수준으로 빠르게 증폭, 확산하고 있다. 마치 코로나19 라는 질병 자체의 전파 양상인 집단 감염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 만큼 코로나 블루도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및 치료에 힘을 쏟는 만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스며드는 심리적 질병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는 일이 시급한 이유이다.

코로나19는 우선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될 수 있으며 다른 유사 전염병에 비해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젊은 사람들의 감염 확진률이 높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감염 불안감 유발 가능성 자체가 매우 높은 질병이다.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높은 치사율도 감염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물리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 블루를 촉진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소통의 욕구는 인간의 생존 조건 중 하나이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원천적으로 교류의 길을 차단하는 물리적 거리두기는 곧 살아가는 의미 자체를 상실하게 만드는 괴로운 형벌과 같다. 아울러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 차단은 외부 단절로 인한 외로움과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처한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오랜 시간을 집안에서만 생활하는데서 오는 무력감이나 스트레스도 코로나 블루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그리고 각종 프리랜서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도 심각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약없는 장기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온 국민들에게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블루를 촉진하는 요인 중에 언론의 역할과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적 재난 이라는 위중한 상황에서 모든 사안을 정확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건강 관련 보도 중에는 비과학적이고, 선정적이며 심지어는 정파적인 편향성까지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력을 다해 노력하는 방역 당국의 노력보다는 근거없는 비판이나 일부 사례를 극대화해서 쓸모없는 논쟁을 야기하는 등의 부정확하고 선정적 보도 태도는 실의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드는 위협이고 폭력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해외 언론이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처가 비교적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도 애써 이를 외면하고 정부가 자화자찬을 한다는 식으로 평가절하하는 보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일부 정치권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나 언론이 앞장서서 이를 부추기는 일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즉, 신종 코로나 전염병 관련 보도와 같은 국가적 재난 보도 사례를 계기로 사회적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정상화라는 차원에서 모든 언론의 자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3개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대처하는 정신건강 대책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임을 인지하기, 정확한 정보 적절히 얻기, 불확실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나의 감정과 몸의 반응 알기, 규칙적인 생활하기, 취미활동 하기, 가족·친구·동료와 소통 지속하기, 가치있고 긍정적인 활동 유지하기, 아프고 취약한 주변인에 관심 갖기, 서로에게 응원과 격려 보내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엄격하게 일상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제는 이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한 마음 자세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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