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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40주년 맞는 5·18,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2020.05.14. 11:06 수정 2020.05.17. 13:27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해이다.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언제 세월이 그렇게 흘러 40년이나 되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4학년 복학생으로 교련복을 입고 1980년 이른바 '서울의 봄'에 신촌에서 광화문으로 그리고 서울역으로 뭉쳐다니면서 '전두악과 신현악은 물러나라'를 목이 터져라 외치고 다녔던 그 시절이었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지상광장과 남대문 사이 거리에서 10만명 이상의 대학생 및 시민이 모인 시위를 마치고 교통편이 없어 남산을 걸어서 넘어 약수동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새벽 4시 경이었다. 그리고는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당시 우리들에게는 광주에서 모이자는 사발통문이 돌았다. 조용히 광주행을 준비하던 중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신문사에 취업을 해 있던 학보사 기자 출신 여학생 동창에게서 광주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희생자가 나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니 조심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는 사실상 광주 진입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전개되었고 결과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에 직접 현장에서 참여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부채의식으로 지난 40년을 살아온 셈이다.

1979년 12·12사건을 통해 군부를 장악한 신군부는 계엄령을 통해 유신 체제를 연장하려 했다. 1980년 봄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신군부 세력 퇴진과 계엄령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로 모든 대학들이 문을 닫고 일체 집회나 시위가 금지된 상황에서 전남대학교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민주화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계엄군은 시위대와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등 폭력적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1980년 5월 이후 당시 신군부는 광주에서 벌어졌던 민주화운동 사건 자체를 거론하지 못하도록 강압적으로 통제하거나 왜곡했고 이에 대항하는 언론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당시 일부 대학가에서만 해외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와 사진,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참혹했던 실상을 알리려 노력했다. 5·18민주화운동은 이후 19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5·18 당시 폭력적 진압에 관한 법적 논란이 제기되었고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재평가가 시작되었으며 1997년 5월 법정기념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에도 여전히 제대로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각종 근거없는 왜곡과 날조로 덧칠한 거짓 정보들로 당시 운동의 순수성과 의미를 폄훼하고 모욕하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발포 명령자 등 당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도 여전히 이를 가로막고 방해하는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라는 대장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위대한 국민적 민주화운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특정집단의 제한적 항거 수준으로 격하하려는 시도도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갈수록 5·18 민주화운동 자체를 기념하고 되새기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운동에 대한 혐오와 모욕이 점차 무관심과 외면으로 나타나는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만큼 반복되는 왜곡과 혐오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제정이 시급하다.

아울러 이제 5·18민주화운동은 전 국민에게 다가가서 함께 의미를 나누고 그 날을 기념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기념일로 자리매김하는 일에 집중할 때이다. 당시의 참상을 알리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노력 못지않게 이 운동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과 미래 세대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보다 역점을 두어야 한다. 온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쉽게 요약한 5·18정신을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표현과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내재화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야 한다. 매년 기념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행사보다는 조용히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따뜻하고 친근한 생활 속의 5·18민주화운동 사업과 활동이 요구된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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