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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역완성형 의료체계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입력 2020.05.21. 18:42 수정 2020.05.24. 16:30

코로나 감염병의 대유행 이후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강력한 감염력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온 지구상의 사람들을 공포와 죽음으로 몰아넣어 사회적인 활동을 축소시켜 세상의 경제, 교육, 문화, 의료 등의 전반적인 기반을 흔들었다. 이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최고의 안보는 방역과 의료임을 처절하게 배웠다.

성공적인 코로나사태의 대응으로 국제적인 호평을 받은 우리나라 성공의 핵심은 결국 시스템과 사람에 있다. 질병관리본부를 축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지원 협력체계는 유기적이고 효과적인 방역체계를 이루었다. 전국민 의료보험제도는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다시 한번 안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이런 시스템을 이끄는 정은경본부장과 총리, 대통령의 지원과 노력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탁월한 리더십이다. 그리고 메르스의 교훈을 잊지 않고 준비하며 발 빠르게 대응한 관련 전문가와 의료인의 헌신과 노력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최고의 모범국 일지라도 피해를 더 줄일 수 있는 아쉬운 부분을 찾아내서 당장 올해 가을에 예측되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미래에 반복될 감염병의 대유행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키기 시작하던 2월 초와 중순에는 현장에서 혼란이 극심했다. 이는 메르스사태 이후 준비된 중앙정부와 달리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준비 부족에 따른 역량이 미흡한 결과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 교육, 의료, 문화는 지역의 생활권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번에 문제가 된 집단감염은 종교모임, 요양병원, 콜센터, 클럽 등의 시설은 평소 지역에서 파악할 수 있으며 감염병 유행시기에는 지방정부에서 점검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같이 감염병 유행처럼 의료와 보건의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의 초기에 보건소 중심의 의심환자 안내와 정보제공에 혼선을 초래했다. 코로나19 관련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려서 선별진료소와 격리시설은 포화상태가 됐다. 대부분의 지역 내 병원은 감염환자 대응 능력이 없거나 방어적인 진료로 대형병원의 혼란을 부추겼다. 이런 혼란은 100일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현장에서 감염환자의 발생에 따라 지역의 의료 자원 규모와 수준을 파악하여 환자를 분배하는 판단은 지방정부의 컨트롤센터에서 가능하다. 지금 정부에서 포스트코로나 대책으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감염병원을 몇개 더 짓는다고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사태에도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는 현장에서 혼란이 크지 않았다. 극심한 혼란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몇 배에 이르는 의심환자와 코로나19를 배제하지 못하는 중증환자의 검사와 치료, 그리고 병원간 전원에서 발생했다. 단순하게 국민은 대학병원이니까, 정부는 국가격리병상이 있으니까, 권역응급의료센터이니까 환자를 보라고 요구했다. 이런 병원은 따라서 쉽게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갈 곳이 없는 많은 환자는 우왕좌왕 혼란스러웠다.

감염병사태는 이번 대구·경북의 교훈처럼 의료체계 전체가 무너져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단순히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이 되고 지금 지방정부의 체계가 유지되면 감염병 유행에 따른 의료체계의 붕괴는 반복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감염병과 만성병 중심의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기관의 응급의료와 재난업무를 통합한 질병관리청으로 보건과 의료의 명실상부한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 이런 중앙정부의 질병관리청에 상응하는 지방정부의 질병관리본부를 신설하여 산하에 보건소를 두고 컨트롤 타워로서 지역 공공의료 기능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이제까지 환자는 병원이 책임지고 치료하는 체계에서 지역이 책임지고 치료하는 지역완성형 의료체계의 구축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하여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최선의 방책이다.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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