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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리 사죄 조차 못하는 학살책임자 전두환

@무등일보 입력 2020.06.01. 18:29 수정 2020.06.01. 18:32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다시 광주에서 사죄했다. 5·18 40주기를 맞아 지난달 2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월 영령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를 대신한 재헌씨의 사죄는 지난해 8월과 12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재헌씨의 대리 사죄를 지켜본 유족과 5월 단체,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듯 하다. "무엇을 사죄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인정해야지 아들을 통해 대신 전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다.

특히 5월 단체 한 관계자는 "노태우씨가 공식적인 자리를 갖고 대국민 사죄의 뜻과 더불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헌씨는 이번 5월 묘역 참배에서 방명록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고 남겼다. 그리고 80년 5월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씨를 만난 뒤 오월 어머니집을 찾아 김형미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에게 "아버지가 직접 오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하며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5월 단체 관계자의 언급처럼 노태우씨가 진정으로 5월에 대해 사죄의 뜻을 가졌다면 본인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투병 중이어서 움직일 수 없다고 하지만 병상에서라도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 아들 재헌씨가 아버지를 대신해 세번에 걸쳐 광주를 찾고 묘역에 참배하며 사죄의 뜻을 표한데 대해 일정 부분 긍정 평가도 나온다. 여전히 후안무치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전두환씨와 비교해서다.

전씨는 "헬기 기총 소사를 목격했다"고 밝힌 故 조비오신부를 '사탄'이라고 언급,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법정 출석을 기피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어제 열린 광주지법 재판에도 불출석 허가를 받아 나오지 않았다.

80년 5월의 진실은 40년이 되도록 어둠 깊은 곳에 묻혀있다. 진상 규명은 물론 관련자들의 죄책을 엄중하게 물을 수 없는 상태다. 대리사죄 조차 못하는 파렴치한 전씨의 학살 책임을 다시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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