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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요청 안한 혐의까지 무죄 선고···"재판 다시해야"

입력 2021.07.25. 09:01 댓글 0개
軍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징역형
긴급조치 위헌으로 재심…반공법도 심리
대법 "재심청구 안한 부분은 심리 못해"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하나의 범행에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된 경우 한 가지 혐의에 관해서 재심 사유가 인정됐더라도 나머지 혐의 부분까지 다시 심리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86)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군사정권 시절이던 지난 1976년 대통령긴급조치 9호와 반공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긴급조치 9호는 박정희정권 시절 만들어진 특별조치로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 등을 금지하도록 했다.

당시 A씨는 만나던 애인에게 한승헌 변호사에 관한 얘기를 해 공안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 중에 한 변호사가 있는데 그는 빨갱이가 아닌데도 정부에서 구속시켜 사회에서 매장시키려 한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변호사는 군사정권 시절 시국사건을 처음 변호하는 등 인권변호사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A씨는 공산주의 이론에 동조하는 취지의 발언 등을 해 반공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1977년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2019년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다.

원심은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부분은 범죄가 아닌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원심은 긴급조치 9호뿐 아니라 반공법 위반 부분도 재심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공안당국이 하나의 범행에 긴급조치 9호와 반공법 위반이라는 두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즉 두 혐의가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긴급조치 9호에 관해 재심 사유가 인정됐다면 반공법 위반도 재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원심은 "(A씨가 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될 수 있게 했는지 명백하지 않다"며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반공법 위반이 재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초 긴급조치 9호에 관해서만 재심이 청구됐으며, 재심을 결정한 법원으로선 긴급조치와 반공법 위반은 서로 나눌 수 없는 범죄라는 이유로 함께 재심개시 결정을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심법원은 재심청구인이 재심 사유를 주장하지도 않은 반공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다시 심리해 유죄 인정을 파기할 수 없다"면서 "다만 양형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 한해 심리할 수 있을 뿐이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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