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주차타워·달빛철도···'1913송정역시장' 부활할까

입력 2021.07.28. 18:54 수정 2021.07.28. 23:26 댓글 16개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③ 1913송정역시장
대표 역세권 코로나 강타 줄폐업
축제 중단·스타점포들 빈상가로
침체 반복…'임대' 현수막만 즐비
상권 위축됐지만 재도약 '꿈틀'
주차타워·송정역 연계 활성화
‘올드 앤 뉴 스퀘어’ 거점 기대
1913년 '매일송정역전시장'으로 출발했다하여 붙여진 '1913송정역시장'. 코로나 직격탄에 스타점포마저 줄줄이 떠나며 침체를 겪고 있지만 '젊은이들의 거리'로 부활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상추튀김집만 없어진 게 아니죠. 모밀집도 없어지고 호떡집도 없어졌어요. 버티기가 너무 힘드니까…."

지난 26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에서 만난 음식점 업주 김미영(55)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많은 상인들이 가게를 닫고 시장을 떠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폐업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가게 문을 닫아두는 업주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지역명소'로 각광받던 1913 송정역시장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다. 과거를 품고 더욱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1913송정역시장은 1913년 '매일송정역전시장'으로 출발한 전통시장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쇠퇴해가던 이 곳은 지난 2016년 광주시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추진한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를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오래된 가게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간판을 깔끔하게 바꿔 달았고 곳곳에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청년상인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입점했다.

이들 중 일부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내기도 하며 승승장구했다. 약 8천㎡ 면적에 위치한 이 곳은 거주·직장인구는 적지만 하루에도 1천800여명의 유동인구가 오간다. 유동인구는 남성 54%, 여성 46%로 남성이 비교적 많으며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25.8%로 가장 많다. 50대(19.4%), 40대(18.7%), 20대(15.6%)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볼거리·먹거리 없자 악순환 계속

이날 1913송정역시장은 점포 곳곳에 '임대'가 적힌 현수막이 매달려 있었다.

불이 꺼져 있는 식당 유리문 너머로는 오래도록 사람이 지나지 않은 듯 상자가 쌓인 내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송정역시장 명소'로 꼽히던 식당·가게들도 예외 없이 빈 상가로 변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 곳 유동인구는 오히려 증가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일평균 유동인구는 1천132명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일평균 1천783명을 기록했다. 10개월 동안 유동인구가 감소세를 보였던 것은 지난해 12월 한달 뿐이다.

그러나 상권이 길거리 음식점을 비롯한 식당 위주로 형성됐던 만큼 실제 손님들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은 크게 줄었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축제 등 집객행사를 이어가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1913송정역시장은 설·추석에 열리던 명절축제, 할로윈축제·사생대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해 SNS 등에서 젊은 층을 모아왔다.

특히 청년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했던 맥주축제인 '비어고을 광주'는 하루 5천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축제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는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송정역시장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박모(62)씨는 "2019년 맥주축제 때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서 우리 식당에 들러 이것저것 사먹었다"며 "활기찬 느낌으로 즐거웠는데 이제는 축제를 하려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인기를 끌던 식당들과 축제가 사라지자 1913송정역시장은 침체를 반복하며 악순환에 빠져 있다. '볼거리가 없다'며 등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광산구 하남동에 사는 대학생 정솔(26)씨는 "새내기 때 처음 송정역시장을 찾은 이후 거의 학기마다 친구들과 방문했었는데, 점점 즐길 거리가 없어지는 느낌에 찾지 않게 됐다"며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상인 연령대 높아…온라인 도약 장벽

"요즘 젊은 친구들이 누가 마트를 가요. 다 핸드폰으로 처리하지. 저희 시장도 온라인으로 흐름을 타야할 텐데…노인분들이 많다보니 쉽지는 않네요"

1913송정역시장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모씨는 최근 시장 차원에서 동행세일을 진행했음에도 상인들의 참여율이 낮았다고 밝혔다. 지원정책 등의 영향으로 청년상인들이 입점했음에도 이 곳 상인들은 여전히 50대 이상의 노인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 대부분은 기존의 판매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 상세평가에서도 1913송정역시장의 점포별 매출편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배달·온라인 입점 유무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손님이 줄어든 이런 시기야말로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상인들도 더 공부하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며 "나이 든 상인들도 모바일·온라인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배울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자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 총무는 "온라인 이벤트나 유튜브 등 홍보를 젊은 상인들에게만 맡기기에도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라며 "시대 흐름을 잘 알고 시장을 위해 힘써줄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뉴트로'로 정비 중…성장성은 무궁무진

이처럼 상권은 전에 비해 움츠러들었지만 '중심지'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광산구 송정동 공인중개사 오모(67)씨는 1913송정역시장 외곽에서 '올드 앤 뉴 스퀘어' 건설을 위한 상가 매입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드 앤 뉴 스퀘어'는 전통과 새로운 것이 공존한다는 뜻으로, 광주송정역과 1913송정역시장을 연계해 지역 생활 성장거점으로 육성될 공간이다.

광주시가 직접 추진해 청년 창업 공간·소상공인 지원 시설, 공공안심상가 등으로 채울 계획이다.

상권의 골칫거리 중 하나로 꼽히던 주차난 문제도 주차타워가 잇달아 건립되면서 상당부문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산구는 지난 2019년 말 '송정역시장 주차타워'를 완공한 데 이어 기존 송정역 주차부지에도 7층 규모의 주차빌딩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광주송정역을 지나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이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송정역과 연계한 상권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병광 송정역시장 매니저는 "우리 시장 상권은 다른 전통시장과는 달리 지역주민보다는 송정역을 들르는 전국적인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형성돼 있다"며 "그런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로 젊은 층의 취향을 잘 맞출 수 있는 업종이 많이 입점하고,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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