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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기습 입당'에 이준석 웃고 김종인 씁쓸

입력 2021.07.31. 07:00 댓글 0개
'8월 버스 탑승' vs '11월 단일화' 놓고 고심
킹메이커 대신 30대 제1야당 대표 손 잡아
이준석 압박-회유 양면전술 尹 위기감 자극
제3지대 성공 사례 없고 지지율도 떨어져
조직 든든한 국힘 서둘러 입당 '실리' 택해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1.07.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8월 버스 탑승 이준석이냐, 11월 단일화 김종인이냐.'

30대 제1야당 대표와 80대 킹메이커의 상반된 제안 사이에서 고심하던 '정치 초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결국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선택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제안한 8월 내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결정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제1야당이 주축이 돼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11월 단일화 시나리오는 폐기처분됐다.

이 대표도 자신의 손을 잡아준 윤 전 총장에게 "제가 주장한 8월 경선버스론에 대해 윤 전 총장이 화답해줬고, 심지어 버스 출발 한달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해서 의미가 상당하다"라며 윤 전 총장의 결단을 반겼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버스 탑승을 결정한 데에는 이 대표의 압박과 회유 '양면전술'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양하게 구사된 압박카드는 당 밖 주자의 한계를 자극하는데는 효과적이었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비슷해져가고 있다. 그런 모델은 성과가 안좋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제3지대로는 성공한 사례가 없어 '간보기 정치'을 그만하라는 메시지다. 또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번 후보를 거부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후보가 될 기회를 놓치고 결국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양보한 사례를 거울 삼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당근' 발언도 윤 전 총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당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지금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며 윤 전 총장을 당근에 비유했다. 윤 전 총장은 '원 오브 뎀'이라는 의미로, 입당한 최 전 감사원장을 추켜세우면서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선 윤 전 총장의 냉정한 현실을 자각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입당을 전제로 한 당근도 제시했다.

그는 당 대표 취임 전부터 윤 전 총장이 가족리스크에 처할때 방패막이 돼 줄 '비단주머니' 3개가 있다고 약속한 바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이 '계륵'이 될거라 평가절하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계륵이 아닐거다. 계륵은 닭갈비 인데 꼭 삼국지 고사에 닭갈비가 있는게 아니라 춘천 가시면 맛있는 닭갈비가 있다"고 하며 윤 전 총장을 감싸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입당 밀당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1야당 '조직의 힘'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 입당을 결심했을 수도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가 늦어진 데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킹메이커인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김 전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게 대선 고지에 오를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며 "그런 입장에 있는 사람이 굳이 지금 당에 들어가 다른 후보들과 옥신각신하는 상황을 만들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당을 미룰 수록 1초마다 손해'라고 한 이 대표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1초마다 손해 보는건 이 대표의 입장인 거고,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섰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면서 김종인 배후설까지 돌면서 정치권에서는 '윤-이 치맥회동' 이후에도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과 손잡고 제3지대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킹메이커가 깔아줄 제3지대 대신 이준석의 버스 탑승을 결정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반문재인 세력을 모아 제1 야당과 단일화에서 승리,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초심'을 버리고 하락세로 전환된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입당 불확실성을 걷어내겠다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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