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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로 몰려가는 대출자들...금리 급등 쇼크 우려

입력 2021.09.17. 07: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고정대출·변동대출 금리 격차 1.14%p로 확대

한은 "과거 금리 상승기도 격차 커져"

은행채 5년물, 3개월물보다 빨리 오른 영향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예고에도 불구하고 7월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잔액기준으로는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향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빚투(빚 내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이들의 부채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1.4%로 집계됐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으면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잔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3.5%로 2014년 7월(7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6월 81.7%로 2014년 1월(85.5%)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또 5월에는 78%로 전달보다 5%포인트나 높아졌다. 한은이 지난 5월부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 시사하면서 금리상승이 확실시 됐음에도 변동금리 대출이 세 달 연속 급격히 늘어난 것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당장 이자 걱정에 변동금리를 선택한 가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연내 한 차례 정도 더 인상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경우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최근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7월 평균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형 대출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오르면서 변동금리형 대출금리와의 격차가 1.14%포인트 벌어졌다.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2%라면 고정금리 대출 금리는 3.14%라는 얘기다.

이는 고정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시장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동금리 대출에 주로 영향을 주는 은행채 3개월과 고정금리 대출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5년물 간 금리 차이가 올해 7월 기준 1.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벌어지기는 했지만 1%포인트 넘게 벌어진 것은 상당히 큰 격차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월평균 은행채 3개월물(0.77%) 금리와 5년물 금리(1.53%)의 차이가 0.76%로 1%포인트 아래 였으나 올해 3월 은행채 3개월물 금리(0.75%)와 5년물 금리(1.76%)의 격차가 1.0%포인트로 확대됐다. 또 한은이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그널을 준 이후인 7월에는 3개월물(0.78%)과 5년물(1.92%)의 격차가 1.14%포인트로 커졌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8월의 경우 3개월물(0.81%)과 5년물(1.89%)의 격차가 1.08%포인트로 낮아졌다. 기준금리가 지난달 26일에 인상돼 5년물 금리 상승에 충분히 반영이 안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준금리가 인상됐던 2017~2018년의 경우 장단기 금리간 격차가 0.6%포인트 내외로 벌어진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 직전에는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선 반영 되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 보다 먼저 오르는데 금리가 상승하면서 그 격차가 점차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연초에 장기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단기 금리는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준 지난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하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던 8월의 경우 격차가 다소 줄었는데 단기금리가 오른 반면 장기금리는 떨어진 영향"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신규 가계대출의 80% 이상이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로 취급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불균형 누적을 완화시켜 나가야 겠다는 필요성 때문에 이제 첫 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실질금리는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통화금융 상황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변동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가계들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등 대출 상환 압박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데다, 금리가 올라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변동금리를 택한 가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금리는 금리 인상의 위험을 모두 가계가 지게 되어 있는데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가계의 대출 상환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고정금리로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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